기름유출로 인해 재기를 노리던 태안군민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태풍 '곤파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 곤파스의 직격탄을 맞은 태안군은 그동안 280여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집계되고 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하지만, 피해발생 10일여 만에 피해로 인한 심적고통을 견디지 못한 태안군 안면읍 농민 김아무개(67, 승언리)씨가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해 곤파스는 또 다시 태안군민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
유족과 경찰에 따르면 안면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씨는 지난 2일과 3일 태풍으로 인해 농경지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지난 11일 또 다시 태안반도를 덮친 시간당 70mm의 폭우로 인해 그동안 복구했던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이 다시 피해를 입자 낙심한 나머지 '죽어버리겠다'고 말해 오다 12일 오전 7시 30분께 자신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김씨는 숨지기 전까지 태풍으로 인해 고추밭 6000여㎡와 논 2만여㎡, 한우 15마리를 키우던 축사, 주택 등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태풍 피해가 발생하자 곧바로 자비를 들여 굴삭기를 동원하는 등 피해복구를 위해 혼신을 기울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안군관계자는 "대부분의 태풍피해주민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도 직접적인 피해보상은 어렵다는 소식에 크게 낙담하고 있는데다, 고령농어민이 대다수여서 2007년 기름사고 직후처럼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큰 걱정"이라며 "피해주민들을 위로할 대책이 절실하지만 특별한 방안 없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시신은 12일 오전 11시 30분경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에 안치되어 있으며, 빈소는 상례원 2층 1호실에 마련되었다.
한편, 태안군에서는 2007년 기름유출사고 이후로 4명의 주민이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으며, 태풍 '곤파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동이 SBS U포터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