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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태풍 '곤파스' 뉴스에 대한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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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상륙하면서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SBS 뉴스는 15년만에 서울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로 인한 피해를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이런 재난보도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재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와 안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지만, 한편 지나치게 피해 상황 중심으로 보도를 함으로써 자연 재해에 대한 과도한 '공포담론'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지난 9월 2일 SBS 8시 뉴스는 곤파스로 인한 피해 소식을 가장 중요한 소식으로 다뤘습니다. 영상구성을 포함해서 16개의 아이템이 곤파스와 관련된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보도 아이템의 대부분이 피해 상황을 중심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고, 근래에 보기 드문 강력한 태풍이었다는 점에서 그 피해를 상세하게 보도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피해상황 전달에만 할애함으로써 뉴스의 특이성만 쫒은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 중심의 보도는 자연 재해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기불감증만큼이나 과도한 불안심리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곤파스 상륙을 전후한 뉴스 보도를 보면, 우리 언론이 전반적으로 '환경감시 기능', 특히 '재해 감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SBS뉴스는 곤파스 상륙 전날 보도에서 서울의 경우 2일 오전에 태풍 특보가 확대될 것이고 많은 비를 동반할 것이라고 예측 보도했지만, 실제로 훨씬 이른 시간에 태풍이 관통을 했으며 비로 인한 피해보다는 바람의 피해가 컸습니다. 이러한 예측 오류는 기상청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일원화된 정보원에 의지한 데에 있고, 나아가 이후의 기상 정보를 발빠르게 업데이트 하지 않은 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9월 1일 24시 뉴스인 '나이트라인'에서 당시 피해가 있었던 남부지역에 대해 보도한 것은 아주 적절한 시도였지만, 서울경기의 피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한편 9월 3일 8시 뉴스는 강풍과 관련한 안전 규정의 미비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후 약방문 식의 보도인데다, 우리 언론의 관행적인 보도 아이템이어서 아쉬운 부분입니다. 언론의 재해감시 기능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예측되는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방안들을 강구하는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우리 언론의 재난피해 대비책 보도는 축대를 설치하고 산사태를 조심하라는 등의 추상적이고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재해 대비책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재해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해가 오니까 조심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요령들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유명환 외교부장관이 딸의 인사문제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이명박대통령 역시 사표를 바로 수리함으로써 '공정한 사회'라는 집권 후반기의 구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무비판적 휩쓸림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주말마다 고위 공직자들과 관련한 충격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SBS 뉴스 역시 이를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8월 29일에는 김태호 총리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의 사퇴를 보도하였고, 9월 4일에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의 사퇴를 보도하였습니다. 정치인들이 주말이라는 속성상 충분히 취재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말마다 터져나오는 고위 공직자의 비리나 부적절한 처신의 보도들은 휴식을 취하는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의 목표를 '공정한 사회'로 제시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어서 민심의 분노는 더욱 커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언론의 민심의 반영이 여타의 별개 사안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부분입니다. 유명환 장관 딸의 인사문제와 관련된 보도는 우리 행정조직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된 '고시 중심의 공무원 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SBS는 9월 4일 보도에서 고시폐지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음을 전달했고, 9월 6일에도 여론에 밀려 5급 공무원 특채 방식을 보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또 같은 날 보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허탈감은 이제 분노로 변하고 있다"면서 민심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볼 때, 과연 하나의 비리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감정이 격해졌다고 하여 새롭게 제기된 정책이 폐지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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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도에서 드러나듯 우리나라에서 고시는 일종의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고위 공직을 대국민 서비스의 봉사적 기능이 아닌, 입신양명과 신분상승이라는 개인적 욕망으로 보는 시각을 대변해 줍니다. 이같은 고시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정책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도덕적 비리 사건을 중요 정책 사안과 연계시켜, 이를 수정하고자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언론은 비리 혐의로 인해 불거지고 있는 감정적 여론을 격정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냉정한 시각으로 보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건이 여타의 안건과 부적절하게 연계되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언론의 지나친 '휩쓸림 현상'으로 야기될 수 있는 파장들에 대해 적정한 수준에서의 조절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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