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 불황도 이 나라 농부들을 괴롭히지 못했다.
지난해도 어김없이 10% 성장세를 기록한 독일 유기농 산업의 멈추지 않는 질주!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니.
한국 농업의 르네상스를 열겠다는 포부를 안고 타국 땅을 찾은 그들의 발길을 따라가 봤다.
독일 남부 소도시에 위치한 농장.
26년 전부터 유기농으로 다양한 채소와 허브를 재배하고 있는 이곳에 독일 유기농업의 철학이 숨어 있다 일단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니 맛부터 평가하는 게 순서.
어디보자, 일단 보기에는 빛깔 좋고, 모양도 먹음직스러운데.
[와 싱싱하네.]
[엄청 크네.]
맛은 또 아삭한 소리에 듣는 사람 침이 먼저 넘어갈 정도.
그 비결 찾고자 이리저리 구석구석 살펴보는데 뭔가 찾아낸 듯하다.
[이광화/순천농협조합장 : 이 하우스가 50평 정도 되는데 8가지를 이렇게 심어놨네요.]
그러고 보니 토마토와 파프리카에 열매를 맺은 고추의 모양도 가지각색 한 밭에 여덟 가지를 키우며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가 있다.
[조세프 헥커/농장주 : 나도 한 시설 재배해서 편하게 하나만 키우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심어보면 병도 많아지고, 한번 병충해 공격을 당하면 번져나가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병충해가 적어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하고 있다.]
한 작물의 천적을 또 다른 작물의 천적이 공격하는 방식으로 서로서로 방어벽을 쌓고 있어 병충해가 공격할 작은 틈도 없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농약 한 방울 쓰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아 숨 쉬는 땅속의 유기물이 뿌리내린 작물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니.
땅에 대한 농부의 믿음이 곧, 최고 품질의 유기농산물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땅으로 먹고사는 것이 유기농업의 전부가 아니다.
유기농에 의한, 유기농을 위한 생산, 가공, 판매가 모두 이루어지는 제빵가공업체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이곳 사장님 본업은 농부다.
[크리스텔 스테플/농장주 부인 : 도시마을에 1천 6백 명이 살고 있다. 우리 농장은 150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다. 35년 전부터 유기농으로 전환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
1백 년 넘게 땅을 지켜내는 것이 녹록하지 않았음을 안다는 듯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한때는 부부가 이것저것 농사지어 죄다 내다 팔아도 폭락하는 가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유기농으로 재배한 곡물로 생산 가공 판매체계를 갖추면서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다.
[헤르만 스테플/농장주 남편 : 작은 규모의 땅에서 채소나 곡물을 재배해 팔아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다. 이렇게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산업을 해야만 살아간다.]
날마다 농장에 동이 트기 시작하면 다섯 대의 차량이 1백 킬로미터 반경의 80개 매장에 갓 구운 빵을 배달하는데 지방 소도시지만, 명품 유기농 빵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대도시로 가기 전에 모두 팔려나가는 것.
어디에 내다 팔아 돈을 벌지 하는 고민도 없고 오로지 농사를 잘 지으면 농장의 모든 것이 술술 풀리게 된다.
독일의 유기농업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변화시켰다.
한 때 이곳은 유럽에서 최고 시설을 자랑하던 축산물 처리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농장의 돼지들은 사람 팔자 저리가라 할 정도.
주인이 정성스럽게 농사지어 수확한 푸른 풀로 식사를 때우고 들을 거닐며 낮잠도 청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으니 질병에 강하고 건강해 주인 속을 썩이는 일이 결코 없다.
[김현우/농협중앙회 친환경유통팀 : 규모를 줄이면서 고부가가치가 날 수 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목적이라면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헤르만도르퍼 농장은 식당도 함께 경영하는데.
유기농 생산 방식을 상품화하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이곳에 있다.
농장에서 생산한 육류로 만든 음식을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지만 일부러 먼 길 찾아오는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고.
[스테판 헤세/관광객 : 돼지가 깨끗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즐길 수 있어 여기에 왔다.]
유기농업 자체가 독일에서는 하나의 문화다.
소비자들은 유기농산물을 구매함으로서 환경을 보호한다는 만족감도 함께 사 들인다.
[클라우디아 홀러/점원 :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택적으로 구입하기 위해서 왔고 내가 유기농산물을 구매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넘치기에 독일 유기농산물의 변신은 상상초월 EU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의 인증을 거친 유기농 제품만을 판매하는 대형체인점 무려 2천여 개 이상의 가공제품이 한데 모였다.
치약, 비누, 세제용품부터 유아용 옷까지.
이렇게 셀 수 없는 종류의 유기농 가공제품은 농가의 다양한 수입원.
시장이 결정하는 농산물 가격에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는 우리 농민의 열악한 처지와는 사뭇 다르다.
[손상목/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소장 : 힘들여서 유기농산물을 생산해도 소비유통이 생산을 못 따라가기 때문에, 한국의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확인한 것은 유기농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이다.
[박재호/예산농협조합장 : 이렇게 유기농 제품이 앞서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가공산업에 정말로 관심을 가져야 되겠습니다. 정말 잘 온 것 같습니다.]
소비자도 생산자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한국 농업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품고 돌아온 농업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