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할수록 가난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지만, 한 달 일하고 받아드는 월급에서 생활비 등 필수 지출을 제하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어 월 저축액이 0원인 사람들.
버는 대로 쓸 수밖에 없어 '몸'이 유일한 재산이며,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이 가장 두려운 사람들. 바로 근로빈곤층, 속칭 워킹푸어라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하철 역사에서 11년 동안 청소일을 해오신 60대 여성 노동자 김 모씨(62살)를 만났습니다.
하루 8시간씩 주 6일을 일한 댓가로 김씨가 받는 한 달 급여는 114만 원 정도. (4대 보험료 제외) 여기서 전세 융자금 13만 원과 통신비와 각종 공과금 10만 원, 병원비 30만 원, 생활비와 교통비 50만~60만 원을 제하면 저축은 그야말로 멀기만 한 일입니다.
그런데 몸이 유일한 생계 수단인 이들 워킹푸어는 역설적이게도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때문에 몸을 다치기 일쑤입니다.
김씨 역시, 고된 일에 왼쪽 연골이 닳고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장 인대 복원 수술과 3, 4개월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지만, 김씨는 수술 날짜를 잡지도 못했습니다.
당장 수술에 필요한 3백만 원이라는 목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4개월씩이나 일을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김씨는 진통제를 먹으며 밤새 통증과 씨름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근로 빈곤층들은 몸을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면 유일한 소득원인 근로 소득이 끊기기 때문에 당장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특히, 이들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사회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위기시 당장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는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 비용의 급증을 가져오기 때문에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워킹푸어는 외환 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지금은 3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008년 현대경제연구원은 워킹푸어를 270만 명으로 추산.)
고용없는 성장 속에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워킹푸어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 등 민간 부문에서 사라지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공공 부문에서 대신 만들어내고, 이들도 사회복지 혜택의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복지망을 더 넓히는 노력도 기울여야겠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희망의 끈마저 놓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