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2학년 A 양이 28살 김 모 씨에 의해 성추행 당했습니다. 학교 후문에서 10미터도 채 떨어져 있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김씨가 바지 속에 손을 넣어 성추행하다 A양을 끌고 가려하자 A양이 강하게 반항하며 소리를 질렀고, 지나가던 학교 친구들이 함께 성추행범이라며 김씨를 막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때마침 A양을 태우러 온 태권도장 관장님께서 그를 쫓아가 붙잡은 뒤 경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경찰이 목격자인 초등학생들을 피의자가 빤히 보는 곳에 함께 뒀기 때문이죠. 관장님은 일단 경찰이 원하는대로 목격한 어린이들만 내려 놓고 셔틀 운행을 한 뒤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헌데 관장님께 목격자 어머니들이 달려들어 "어쩌자고 아이들을 저렇게 두고 갔느냐"며 화를 낸 겁니다. 관장님은 무슨말인가 싶어 봤더니 같은 사무실 안에 그것도 피의자 김씨 바로 옆에 아이들이 앉아 있었던 거죠.
피해자를 돕고 검거까지 돕던 아이들은 상당히 당당하고 총명했다고 관장님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로 돌아와보니 아이들이 덜덜 떨면서 상당히 겁에 질릴 얼굴로 변해 있었으니 관장님은 자신이 잘못한 냥 너무 미안한 마음에 목격자 아이의 어머니들께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반응은 참 어이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그리 오랜 기간 함께 두지 않았다는 겁니다. 10여분?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애써 피의자의 눈빛을 피해야 했고, 그 피의자가 아이들의 얼굴을 기억하는 건 너무나도 쉬웠을 겁니다. 혹시 그가 보복이라도 한다면...어머니들은 바로 이 걱정을 하신 거지요.
사람이 없어서, 따로 뗄 수 없어서 그냥 그렇게 함께 있었다라는 변명도 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들이 들어와 난리를 부릴때까지 왜 전혀 따로 두지 않은 걸까요? 어린이 성 범죄 수사의 기본인데도 말이죠.
초등생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한껏 고조된 요즘이지만, 친구를 위해 용기를 냈던 아이들은 오히려 두려움에 벌벌 떨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다음에 같은 상황에 처해졌을 때, 과연 친구를 돕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