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서워서 어디 버스 타겠어요?"
저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버스와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특히 지하철보다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버스를 좋아해서 일할 때를 제외하고도 일주일에 너댓번은 버스를 탑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우리 모두를 놀래킨 사건이 있었지요.
시내버스의 가스가 폭발해 승객과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3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압축 천연가스 연료인 CNG가 폭발한 것이지요.
문제는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2000년 CNG 버스 도입이후 현재까지 7건의 폭발사고가 났고, 이 가운데 4건은 가스용기에 가스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3건은 이번 사고처럼 운행 중에 폭발했습니다.
이번 사고버스는 지난 2001년 생산돼 올해 말까지 운행한 뒤 폐차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올해 정기 검진을 받을 때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서민의 발' 대중교통 사고, 불안해도 어쩔 수 없이 타야하는 서민들은 어떻게 하나요?
◆ 이번엔 잇따른 타이어 '폭발'
또 놀라셨을 겁니다. 시내버스 가스통이 폭발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이번에는 버스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연달아 터졌습니다.
가스폭발 다음날엔 서울 관악구 지하철 낙성대역 근처에서는 버스 타이어가 폭발하면서 시민들이 가스 폭발로 오인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고, 일주일 뒤에 서울 동대문구 숭의동 지하철 동묘앞역 근처 버스정류장에도 타이어가 갑자기 터지면서 승객 3명이 팔과 다리를 다쳤습니다.
이 두 타이어 폭발 사고는 모두 버스 뒷바퀴에서 났습니다. 뒷바퀴가 왜 문제냐고요? 버스 뒷바퀴는 대부분 재생타이어를 쓰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30~40%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서울시내 60개 버스회사 가운데 97%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터진 두 타이어 역시 재생타이어 였습니다. 자동차 관련법에 따르면 안전상의 이유로 앞바퀴에는 재생타이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터진 재생타이어도 뒷바퀴였으니 사용한 것 자체는 규정상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뒷바퀴라도 품질 기준조차 없다는 건 분명히 문제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더 위험한데요, 재생타이어는 타이어 몸통에 바닥쪽만 덧대기 때문에 압력에 더 약하고, 무더운 날씨에 강도가 약한 부위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지요.
이번 숭의동 사고의 버스 타이어는 심지어 교체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 곪았던 상처가 터진 것 뿐
폭발한 버스회사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하루에 몇 대의 타이어 바퀴가 펑크가 납니다. 지금 어딘가에서도 타이어 바퀴는 펑크가 나고 있어요.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요..."
맞습니다. 타이어가 펑크가 나는 일은 이번 사고 뿐 아니라 이제껏 있어왔겠지요. 하지만, 비록 사고가 계기가 되었을지라도 우리는 이번 사고를 통해 버스 사고가 얼마나 무서운지 눈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점검과 규정마련이 시급한 것이고요.
"곪았던 상처가 터진 것 뿐입니다."취재하면서 만난, 자동차 연구원 공학박사의 말입니다.
그동안 천연가스 버스 폭발 위험과 재생타이어 사용 문제점들은 지적이 돼 왔었지만, 개선책이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사고 가스통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안전점검도 받지 않았습니다.
사고 버스의 가스통은 이탈리아 제품인데, 가스안전공사가 국산만 점검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요.
전체 CNG버스에 장착돼 운영중인 가스통 17만여 개 가운데 7만여 개가 안전점검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뒤늦게나마 서울시가 대대적인 가스점검에 나섰다고 합니다.
재생타이어 역시 마찬가집니다.
외국의 경우는 재생타이어의 역사를 일련번호를 통해 인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우리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언제 재생이 된 것인지, 몇 번이나 재생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재생타이어의 사용은 자원재생차원에서 필요한 일이고 긍정적인 효과 역시 큽니다만, 반드시 제조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