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세대의 낭만이 남아있는 라이브 카페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던 30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때는 통기타와 색소폰, 가수들의 생생한 라이브 공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라이브 카페가 점차 사라지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살아가던 음악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26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수년째 광주 지역 라이브 카페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던 박모(37)씨가 전날 오후 5시께 서구 자신의 원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아내(37)에 의해 발견됐다.
박씨는 라이브 카페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아내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술을 마시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라이브 카페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매달 8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아내에게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려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단법인 대한가수협회 광주지회에 따르면 현재 광주 지역에는 120여곳의 라이브 카페가 운영 중이며 50여명의 색소폰 연주자가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라이브 카페가 탈선 장소나 주점 등으로 변질하면서 박씨와 같은 색소폰 연주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은 10여곳에 불과하다.
한때는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거나 사설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며 '겹벌이'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폐업 등으로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속이 아닌 구두(口頭)로 대부분 계약이 이뤄지면서 신분도 불안정한 '보따리장수' 신세로 전락했고, 한 업소에서 30-40분을 연주하면 나머지 시간은 대개 하는 일 없이 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가수협회 임인식 지회장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음악을 들으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음악은 듣는 게 아니라 직접 부르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라이브 카페의 인기가 형편없다"며 "음악을 진지하게 즐기려는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