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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애매모호 화법

잘못 인정도 사과도 아리송한 답변으로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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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8.8 개각의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였습니다. 40대 총리로 중앙정치 경험이 없음에도 연임의 경남도지사라는 탄탄한 지역기반과 패기를 무기로 이명박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인물.

청문회장에선 김 후보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불꽃놀이처럼 터졌습니다.  그런데 야당 청문 위원들의 각종 의혹 제기에 김태호 후보자는 애매모호한 해명으로 잘못을 시인한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혹은 저것이 사과인지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의 조건부 시인과 좀처럼 사과한다는 말을 입밖에 내지 않는 화법을.

먼저 이용섭 의원이 제기 한 자신의 부인이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부인이 펑펑 울었다면서 부인에게 공개사과를 요구 해 놓고 야당 의원들의 '공직자로 자세가 안 돼 있다, 건방지다'는 호된 질타만 얻게 되자, 사과를 합니다.

"겸손의 문제로 비쳐졌다면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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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기갑 의원이 사택에 도청직원을 가사도우미로 거의 매일 근무시킨 것이 맞지 않느냐, 그런데 왜 그동안 한달에 한 두번만 와서 도왔다고 해명했느냐 그동안 해명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네, 그거는 잘못된 내용 같습니다."

또 박병석 의원 관용차를 부인의 사적인 용도로 부렸다는 의혹을 경남도청의 관용차 일지를 공개하며 부인 강연일정에 맞춰 학교로 갔다고 몰아 부치자, "그렇게 돼 있다면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쓴 것이니, 500만원 정도 든 그간의 유류비를 환급하겠냐 묻자 "개인적으로 된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겠습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또 있습니다. 박병석 의원이 장모 상가 계약서 허위 의혹을 제기하자, "장모님이 그렇게 했다면 잘못된 것이겠죠."

의혹을 제기하는 쪽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잘못이라는 애매모호한 조건부 시인으로 시종일관 청문회를 버텨 내는 신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의혹에 자신이 애처가라는 점과 장모님이 젊은 시절 홀로 되셔서 외동딸로 자신의 부인을 키워왔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도 구사했습니다.

인사청탁 로비에 대한 해명에서 "뉴스 듣고 집사람이 펑펑 울었습니다. 이용섭 의원은 가족을 사랑하지 않습니까?" 라며 사랑 운운하더니, 생활비 스폰서 의혹과 관련해 루비이통 가방을 든 부인의 사진이 공개되자 "루비이통 가방입니다. 고생만 시키고 해서 결혼기념일 때  하나 선물한 겁니다." 라고 당당히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청문회를 지켜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저 뿐일까요?

도지사를 두 번 지내면서 부인에게 운전기사와 함께 관용차를 주고 부인은 이 차로 자신이 강의하는 대학으로 출강을 다니고 여름과 크리스마스 즈음 1년에 두 차례 정도씩 김 후보자는 해외로 휴가를 갔었다는데, 여기에 부인의 출입국 기록은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이라면, "고생만 시켰다"는 발언도 더이상 서민의 공감을 얻기는 어렵지 않나, '애처가' 라는 것을 탓할 의도는 전혀, 전혀 없지만,  이마저도 애처가 이미지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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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청문회 두 번째 날입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멋드러진' 모습,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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