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시가 반환미군기지 '개발 포기'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지난 60여년간 시(市) 전체 면적의 42%(40.63㎢)가 미군기지로 사용되면서 지역발전이 정체됐던 동두천시가 반환미군기지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자 이에 대한 반발감에서 내린 특단의 조처로 풀이된다.
동두천시 반환미군기지의 매각대금 전부를 평택 기지 이전에 활용하겠다는 국방부와 매각대금의 30%를 돌려달라는 동두천시는 그동안 대화에서 입장 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시는 애초 캠프 케이시는 대기업 생산용지와 대학 연구단지로, 캠프 캐슬은 산업클러스터 또는 주거시설, 캠프 호비는 골프장과 세계문화촌, 캠프 님블은 복합용지 또는 수변녹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 내용은 동두천시의 2020도시기본계획에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2조8천570억원이 필요하지만, 한해 예산이 2천633억원(2010년 기준)에 불과한 동두천시로서는 중앙정부 방침대로 직접 부지를 매입해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여기에 동두천시를 포함한 경기북부지역의 낙후된 인프라로 민간사업자 유치도 쉽지 않다고 시는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반환미군기지 매각대금(국방부 추산 7천103억원, 시 추산 1조2천153억원)의 30%를 특별회계로 편성해 동두천시발전기금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동두천지원특별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반환미군기지 매각 대금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사용하게 돼 있어 동두천시가 사용하는 것은 용처가 중복되는 점,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기대를 걸었던 동두천지원특별법 제정이 불투명해지자 급기야 공원시설로 묶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어차피 개발이 어려울바엔 차라리 시민 휴식공간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공원시설로 지정되면 동두천 기지 매각 대금을 평택 기지 이전 비용 일부로 충당한다는 국방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런 탓에 이들 부지가 실제 공원시설로 결정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개발 포기→공원 조성'이라는 시의 이번 선택으로 국방부가 동두천지원특별법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일 것이란 기대를 동두천시는 숨기지 않았다.
동두천시가 이 카드를 강행할 경우 국방부로서는 매각대금 전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어 특별법을 제정해 매각대금의 30%를 동두천시에 양보할 수 있다는 마지막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동두천시로서도 국방부와 협상을 통해 지원금을 이끌어내 해당 부지를 개발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 경기도의 판단이다.
한천일 동두천시 특별대책지역과장은 "용산과 평택은 국가사업으로 도와주면서 동두천시는 아무 지원도 하지 않고 매각대금을 평택에 몰아주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된다"며 "반환미군기지 활용 계획이 무용지물이 될 상황에서 배수진을 쳤다"고 말했다.
미군기지 반환을 계기로 미래의 꿈을 그려나가겠다던 동두천시가 꺼내 든 개발 포기 카드에 국방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동두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