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경운동가의 사업 종자돈을 깡그리 가로채 낙심한 피해자를 자살로 내몰았던 50대 사기꾼 두 명이 수개월에 걸친 경찰 수사 끝에 구속됐다.
18일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모 환경단체 간부 A(42)씨는 지난 4월2일 새벽 관악구 이 단체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유서에서 "지인 2명에게 사업 투자금으로 7천500만원을 줬다가 속아서 돈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건 당시 일하던 단체의 경영이 어려워져 심한 생활고를 겪던 상태였고, 사기당한 투자금은 자신의 21평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척에게 빚을 내 근근이 마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서에 언급된 김모(55)씨와 정모(53)씨를 추적해 이들이 A씨에게 유력 사업가 행세를 하며 "전북의 한 온천 인수사업에 투자하면 2∼3배 배당금을 주겠다"고 제안해 2008∼2009년 돈을 가로챈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와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실제 인수를 추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를 부인했으나 관련 사업 서류가 죄다 가짜라는 점을 추궁한 수사진에 결국 범행을 인정했다.
이들은 챙긴 돈을 개인 빚 변제와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악경찰서는 김씨와 정씨를 지난 16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이미 숨진 상황에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았다. 이 수사가 망자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