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사 설립 필수조건 '경영평가'...5곳 중 1곳은 허위
건설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기업진단보고서'랍니다.
그러니까 이 회사가 얼마나 건실한 회사인지, 그래서 등록 허가를 내 줘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척도지요.
자본금이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요, 때문에 이를 평가하는 기관은 건축업체를 설립하는데 목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가하는 곳은 국토해양부 건설업 전문경영진단기관으로 등록된 업체에서 하는데, 국토해양부가 한국경영진단협회에 위임하고, 협회에서는 각 진단 기관들에 위임을 합니다.
등록된 업체가 26곳이 있지만, 사실상 4곳에서 대부분 진단이 이뤄진다고 하네요. 이번에 허위진단으로 적발된 곳은 다름아닌 이들 4곳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1월에 구속된 업체대표 54살 기모씨는 협회 임원이자, 경영평가를 독식하는 업체 가운데 한 곳을 운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기씨는 '시중 유명 금융기관'의 명의로 발행된 81억 8천만 원 상당의 예금잔액 증명서 34장과 예금거래 내역서 2장을 위조하고 21개 통장 입출금 수불내역을 위조해 기업 진단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줬습니다. 그러니까 통장 내역까지 조작해 가짜 경영 진단을 해준겁니다.
기씨와 비슷한 방법으로 건설사로 등록될 수 없는데도, 가짜 경영진단으로 건설사로 등록된 것은 700여 개에 이릅니다.
이 건설사들이 우리가 사는 아파트를 짓고, 인테리어 시공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 부실 건설사들도 허가 갱신해줘...
건설사로 이미 등록을 받은 건설업체라도 연말에 잔고 진단을 받아 허가를 갱신해야 합니다. 이 역시 진단평가를 받아 건설협회에 제출해야 하는데요, 자본금이 부족한 경우 영업정지를 당하게 되지요.
이들은 시공능력 평가와 공시를 받고자 하는 649개 건설업체들의 서류를 위조해 줬습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국민주택 1종 채권을 매매했다, 즉 이만큼의 돈이 있다는 영수증을 만들어주거나, 건설업체 예금통장에 2일간 일시로 큰 돈을 입금해 주는 것이지요.
1억원당 10만원씩을 받아, 총 6억원을 챙겼습니다. 이렇게 해서 재허가를 받을 수 없는 649개 업체는 재허가를 받았습니다.
◆ 200여 명 무더기 입건...전문분야라 적발 어려워
경영평가 업체 관계자, 건설업자와 경영평가 회사와 연계해준 브로커, 건설업자와 법인회사 등이 조직적으로 짜로 이뤄진 이번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200명이 넘습니다.
그만큼 전문분야라 관련업계 사람들이 교묘히 법망을 피해 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말이 되겠지요. 적발은 어렵고, 적발돼도 처벌이 미약한 이유도 있지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건설사들 가운데 5분의 1이 이런 허위-부실 업체들이라고 생각해보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합니다.
이 가운데는 시공을 하는 종합건설업체도 있지만, 인테리어, 조경 등 전문 건설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지금도 현장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공사를 하거나, 공사 중인 아파트만해도 서울에 수백여 개가 된다고 하네요. 행정기관을 통한 경고나 일시적인 영업정지보다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