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이 무섭게 느껴졌던 것은 1980년 대 초반 고등학교 시절 본 미국 영화 <13일의 금요일>을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그 영화에서 연쇄 살인범이었던 제이슨은 이후 공포영화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죠. 죽을 4(死)자 밖에 모르던 소년에게 13의 공포를 심어준 것입니다.
그 이후 90년대 미국에 가서 보니 진짜 13층이 없는 건물도 많고, 어느 호텔에서는 매 층마다 13호실이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거리의 번지수로 표시되는 주소체계에서 13번지를 아예 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13일의 금요일에 대한 서양인들의 금기는 그리스,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대에는 숫자 12가 '완전수'였다고 합니다. 낮이 12시간으로 나뉘고, 하늘의 별자리인 황도 12궁, 올림푸스의 12신 등이 12의 완전함을 나타내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로 다음에 오는 13은 이 완전함의 조화를 깨는 불길한 수가 됐던 거죠.
금요일의 경우 고대 로마에서는 사형 집행일이었고, 영국에서도 교수형이 시행되던 날이어서 불길함과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요일이었습니다.
13일의 금요일이 서양에서 결정적으로 금기시 된 것은 예수의 죽음과 연결지어 집니다.
12사도 중 하나였지만 최후의 만찬에서 13번째의 손님이었던 가롯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가 금요일에 십자가에 못박혔기 때문입니다.
<13일의 금요일> 영화 시리즈가 나온 것도 그렇지만, 이런 미신을 오히려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13일의 금요일마다 '슈퍼 로또'를 시행합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로또와 달리 당첨금이 13millions(1,300만)유로로 우리 돈 2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걸립니다. 이번 13일의 금요일에도 프랑스 중부의 한 판매소에 당첨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13일의 금요일에 대박이 터진 거죠.
13일의 금요일은 작년의 경우 3번이나 있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한 번뿐입니다. 통계적으로는 13일의 금요일 사이에 최대한 426일까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확률상 13일의 금요일이 없는 해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