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투자전략-한치환 대우증권 스트래티지스트
8월 KOSPI 예상 밴드로 1,700~1,850p를 제시한다. 낮은 밸류에이션과 경기 모멘텀 반전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2개월째 주가가 올랐지만, 기업이익 전망치도 함께 상향 조정되면서 주식시장의 PER(MSCI KOREA지수 12개월 예상 PER 8.9배)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주가에 대한 설명력이 높은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금년 4분기에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선행지수의 하강보다는 저점이 멀지 않았다는 데 주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구 증시와 아시아 주가 차별화, 글로벌 금융시장 또다시 아시아 디커플링에 베팅 중
더블 딥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5월 부터였다. 그리스 재정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럽은 강한 긴축을 통한 재정 건전성 제고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로 인해 재정 긴축 과정에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었다. 그리고 지난 6월 말 캐나다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에서도 글로벌 수요 진작과 관련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었다. 총수요를 진작시키는 데 있어 정부 재정의 기여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부시 행정부 때부터 이어져오던 감세 조치가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높은 실업률과 주택 지표 부진이 함께 더해지면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미국 채권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중 한때 3%를 하회하기도 했으며 지난 3월 말 이후 미국 금리는 100bp 가까이 하락했다. 채권 시장은 확실히 경기둔화 쪽에 베팅을 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미국 주가는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미국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서로 다른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미국 증시의 반등이 아시아 수요에 의존하는 종목들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우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 30개 중 아시아에 대한 매출 비중이 20%를 넘는 종목들은 모두 10개인데 대부분이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다. 이들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은 10개 종목 중 7개가 7월의 반등 국면에서 다우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이들 종목을 제외한 20개 종목 중 초과 수익을 기록한 종목은 9개에 불과하다. 2010년 연간 수익률로 보더라도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 10개 중 7개가 다우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20 종목 중에서는 초과 수익 획득 종목이 6개에 그쳤다.
이를 통해 생각해 보면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다시 아시아 디커플링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이 된다. 국가별로 보더라도 서구 선진국 증시와 아시아 주가는 차별화되고 있다. 구미권 증시들은 대부분 7월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연중 최고치와 괴리가 있지만 한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상당수 동아시아 증시들은 7월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내수 성장, 선진국의 수요 둔화 상쇄가능
아시아 디커플링론의 대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의 성장 스토리를 등에 업고 주가가 급등했던 07~08년의 주가 강세 논리도 아시아 디커플링의 예이다. 그러나 07년의 아시아 디커플링은 결국 이뤄지지 못한 미망으로 끝났다. 당시의 경험은 선진국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아시아의 독자적 성장 역시 가능하지 않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상식을 확인시켜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선진국 경기와 완전히 분리된 아시아 디커플링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선진국 경기가 완만하게 하강할 경우 아시아의 내수 성장이 선진국의 성장 둔화를 완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다른 한편으로 07~08년 디커플링의 실패는 리먼 파산 직후 나타났던 극심한 신용 경색의 산물이기도 했다. 지금은 당시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재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미국 금리의 움직임이나 일부 경제지표에서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선진국 수요 둔화에 대해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선진국 경기가 경착륙만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의 내수 성장이 선진국의 수요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통화 강세로 반전 중, 원화도 다시 강세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
달러/원 환율은 09년 3월 고점(1,570원) 기록 이후 기조적인 하락세를 나타내 왔는데 이것은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자연스런 결과이다. 성장률이나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등이 모두 원화 강세의 편에서 있는데, 가끔씩 원화 약세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것은 우리의 문제라기 보다도 유럽을 위주로 글로벌 신용 위기가 불거진 때문으로 보여진다.
지난 5~6월에 나타났던 원화 약세도 남유럽 재정 위기가 국제 결제 통화인 달러에 대한 선호를 일시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나타났는데 ECB의 국채 직매입과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면서 유럽 재정 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머징 아시아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재개도 다시 위험 자산(이머징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아시아 통화도 강세로 반전되고 있는데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통화는 달러 대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이머징 아시아 펀더멘털의 상대적 우위,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 재개, 통화 정책 변화(기준 금리 인상 시작) 등을 감안하면 다른 아시아 통화와 마찬가지로 원화도 다시 강세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다.
2000년대 들어 나타났던 경기 연착륙 과정에서의 선행지수(전년 동월비) 하강 기간은 1년 이내(04년 11개월, 06년 8개월)였다. 이번 경기사이클에서 선행지수 고점은 작년 12월이었기 때문에 연착륙을 가정할 경우 선행지수 저점은 금년 4분기 중에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가가 선행지수 저점에 선행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센티멘트는 3분기부터 바뀔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것은 경기가 연착륙했던 04년, 06년 선행지수 상승 반전 국면서 내수 업종이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경기선행지수 반전 국면에서 내수주가 강세를 나타냈던 것은 선행지수의 구성 항목들이 주로 내수 관련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 항목이 기계적으로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선행지수 세부 항목은 대체로 내수 관련 항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금년 들어 경기선행지수가 줄곧 하강하고 있음에도 기업 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실적 호전이 선행지수가 담아내기 힘든 IT, 자동차 등과 같은 수출 관련 섹터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멘텀측면, 아시아 내수주 추천
IT, 자동차 등의 업황은 여전히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모멘텀 측면에서는 내수주의 비중 확대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여기에서의 내수는 한국의 내수 뿐만 아니라 중국의 내수까지 포함한 아시아 내수 개념의 종목군을 의미한다. 내수주가 좋아 보이는 이유는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선진국에 대한 노출도가 낮고, 아시아 통화의 강세가 예상된다는 점, 경기선행지수 반전 가능성 등을 들 수 있다.
매크로 모멘텀은 아시아가 구미 선진국보다 낫다. 더블 딥까지는 아니지만 선진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에 이렇게 성장 속도가 정체되는 연착륙 정도의 흐름이라면 아시아의 수요 확대가 선진국의 성장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한편으로 펀더멘털의 상대적 우위에 기반한 아시아 통화의 강세 흐름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강세는 내수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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