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원맨쇼의 달인이자 코미디계의 거두 故 백남봉(본명 박두식.71)의 영결식이 열린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고인을 배웅하러 모인 동료와 후배 코미디언 200여명의 얼굴에는 그들이 익숙한 웃음 대신 눈물이 가득했다.
고인의 라이벌이자 명콤비였던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은 조가(弔歌)를 부르다 끝내 울음을 터트렸고 장례식을 주관한 코미디언 엄용수는 가까스로 울음을 참았다.
'밥풀데기' 김정식은 슬픔에 겨운 듯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고 '빡구' 김성호도, '메기' 이상운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고인과 비슷한 연령대의 코미디언 방일수도, 한참 후배인 김기열도 입술을 짓누르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양상국은 눈이 퉁퉁 부은 채 고개를 떨궜다.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진 이날 장례식에서 영정 사진 속의 고인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개그맨 김종석이 사회를 맡은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소개와 훈장 추서, 엄용수의 추도사, 남보원의 조가, 운구 운반 순으로 진행됐다.
훈장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문화부는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웃음을 안겨 준 고인을 기린다"는 뜻에서 고인에게 화관문화훈장(5등급)을 추서했다.
엄용수는 추도사에서 "단 한 번 만난 적도, 식사를 한 적도 없는 후배들이 모여 밤을 새우며 형님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많지만 누가 형님처럼 할 수 있겠습니까.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고 편히 쉬십시오"라며 명복을 빌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가족과 후배들의 안타까움은 절친한 친구 남보원이 조가를 부르자 삽시간에 흐느낌으로 번져갔다.
남보원은 조가를 부르기 전 "나는 성대모사를 하고 자기(백남봉)는 판토마임을 했었다. 우리는 우정의 라이벌이었다. 한 달 전 병문안 갔을 때는 '같이 투맨쇼를 해서 국민들에게 웃음보따리를 가져다주자'고 말했었는데…"라며 말을 맺지 못한 채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이어 "한많은 백남봉 야속한 님아 정만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라며 '한오백년' 가사에 고인의 이름을 넣어 구슬프게 부르자 영결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연신 눈물을 훔쳐내던 가족들은 영정 사진과 운구가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후배 개그맨들은 영구차가 떠나는 순간 길 양옆으로 늘어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은 경기도 성남시 메모리얼 파크에 영면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