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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제재, 초강력 아니다.

의장 성명 수준의 제재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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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천안함이 서해 앞바다에서 침몰된 이후 지금까지 넉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46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면서 국민의 울분은 하늘을 찔렀고, 국내 분위기는 반북 분위기로 치달았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단일한 목소리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저질렀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중국과 러시아측의 버티기에 유엔 안보리의 의장 성명도 남북 양측의 의견을 고루 담는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외교라는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죠.

유엔 다음 수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제재하겠다는 거죠. 미국이 독자적으로.

클린턴 국무장관이 서울을 방문해 "북한의 핵확산 활동을 지원하는 개인과 거래주체에 대해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고 북한 무역회사의 불법활동과 관련 은행들의 불법적인 금융거래 지원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 이후 워싱턴 특파원들의 취재는 구체적인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가 어떤 내용이 될 지에 집중됐습니다.

이후 ' 제재대상 지정-> 제재대상 북한 기관이나 개인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에 해당 명단 통보 및 거래중단 권고 ->제3국 금융기관의 비협조시 미국 금융기관과 이들 제3국 금융기관간의 거래 중단'이라는 3단계 제재가 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서요.

하여튼 초강력 제재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 기사의 핵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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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부에서도 기자들을 상대로 "무기와 사치품, 마약과 가짜 담배,위폐같은 불법 행위 이렇게 세 범주에서 미국이 제재를 취하려고 한다. 법적 근거를 위해 행정명령을 만든다. 아인혼이 8월에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도 가는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북한과 금융거래가 있어 여기 가서 미국 의지를 설명할 것이다."고 거들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달에 발효된 이란식 제재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 3국 금융기관이 말을 안들으면 미국 금융기관이 그 금융기관과 거래를 중단하도록 하겠다"는 말 그대로 아주 강력한 제재수단입니다. 더우기 이란식 제재는 미국에서 법을 따로 만들어서 시행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미국내에서 유대인의 힘이 크다는 게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란이 핵을 갖게 되면 사우디 아라비아등 많은 나라들도 핵무장을 주장하게 되면서 중동에 큰 불안감이 생긴다는 거죠.

그런데 오늘 취재해보니까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는 이란식 제재처럼 강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법을 만드는 게 아니고 행정명령으로 법적 근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렇고요, 두 번째는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거죠.

즉,북한이 언제든지 핵확산 안하겠다고 약속하고 천안함에 대해서도 응분의 조치를 취하게 되면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거죠.

요즘 유행하는 '출구전략'의 일환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제재는 이란식 초강력 제재가 아니라 북한을 겁주고,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입니다. 물론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는 계속될 것이고, 강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손해를 보는 것은 북한이겠죠. 이미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혹독한 제재를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5년 9월 19일에 남북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행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2차 핵위기가 진행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하루뒤인 9월 20일 미국 재무부는 연방관보를 통해 BDA(방코델타아시아 은행)를 돈세탁이 우려되는 금융기관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이 은행을 통해 위조달러를 유통했을 뿐 아니라 돈세탁도 했다는 근거를 댔습니다.그리고 애국법 311조를 근거로 미국 은행들로 하여금 BDA와 거래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 은행이 문제가 있다고 지정하는 것 까지는 그럴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들이 뭔데 감놔라 배놔라 하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BDA와 거래를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북한쪽 시각에서 말이죠.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융기관이 움직이자 세계 금융기관들도 호응했고(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겠죠.) 결국에는 마카오 당국이 직접 나서서 BDA에 예치된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동결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1년뒤에 핵실험까지 단행했습니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에 합의하면서 BDA문제도 해결됐습니다.

다만 미국이 제재를 푸는 국면인데도 다른 나라 금융기관들이 미국 속내를 알지 못해 망설이는 통에 2천5백만달러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또 북한으로 돈을 다시 보내는 데는 미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러시아 중앙은행을 거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고요.

2천5백만달러가 돌아올 때까지 북한은 내부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고 합니다.

김계관 외상이 당시 금융은 "피와 같아서 피가 멈추면 심장이 멎는다."고 했다는 얘기가 사실이다,아니다 할 정도니까요.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까 미국이 초강력 제재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미국 금융기관들이 움직이면, (물론 다른 나라 금융기관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북한과 거래를 하고 있는 제 3국 은행들, 또 그 나라 정부들도 미국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북한은 이번에도 상당한 고통을 감수해야 할 듯 싶습니다.

아무리 경제위기를 겪고 아직 그 여파에서 헤쳐나지 못하고 있더라도 미국은 아직 세계 경제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무서운 나라이기 때문이죠.

미국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이번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 답게 북한을 제재하는 국면에서도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논리죠.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무엇보다 개성공단 생각이 먼저 났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그나마 한과 경제적 측면에서 거래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물론 불법무기 확산이나 북한 기업들의 불법적 거래와 상관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미국이 취하려는 제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개성공단은 예외라는 것이죠.

그리고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개성공단은 북한을 잇는 마지막 끈입니다.

이 끈마저 끊어지면 언제 또 다시 남북이 이어질 수 있을지 기약조차 힘들 것이고요.

지금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 북한 제재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관계가 전에 없이 강력한 상황이어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대화가 잘된다고 합니다.

이 제재 국면을 넘기고 나면 한국 정부가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이끄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천안함 사태이후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자의든 타의든 한국이 뒤로 빠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꽤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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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막무가내로 표현되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끄는 게 어렵다고 해서 한국은 외면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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