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26일) 오후 5시쯤 서울 잠실대교 중간 지점에서 흉기를 든 한 30대 남자가 자살 소동을 벌였습니다.
흉기를 든 남자의 반대 편 손에는 긴 현수막이 들려 있었는데요,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여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위독합니다. O형 간기증자 구합니다.
큰 사랑으로 생명을 나눠주세요! 저희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경찰조사 결과 이 남자의 어머니는 B형 간염으로 입원 중이며 현재 위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머니를 살려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남자는 자살 소동을 벌인 겁니다.
그러나 남자의 자살 소동은 어머니를 간호 중이던 아내와 누나 등에게 전달됐고 한 시간에 걸친 가족의 설득 끝에 남자는 스스로 흉기를 버리고 경찰에 투행했습니다.
소동 이후 남자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격려의 전화와 함께 도움의 뜻을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장기기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적어도 남자가 또 다른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 남자의 행동을 효심으로만 포장해서도 안 될 것 같습니다.
딱한 처지를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자살 소동을 벌인 점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만에 하나 분을 삭이지 못해 스스로에게 위해를 가했다면 효를 다하기는커녕 되레 남자는 가장 큰 불효를 저지를 뻔했습니다.
또, 정해진 장기기증 순서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백 년 같이 보내고 있을 다른 장기이식 대기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절대 남자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같은 불행이 또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래서입니다.
현재, 간과 신장, 각막 등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만 7천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실제 이뤄지고 있는 장기 기증은 연간 천여 건에 불과합니다. (* 2008년 기준 1,140건) 장기 기증이 대기 수요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겁니다.
하루 빨리 장기 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조성돼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