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환경단체의 '보' 점거 작전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응? 새벽 3시라고?"

야근을 하고 있을 때, 환경부 출입을 했던 동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에서 뭔가(?)를 한다는 데 그것이 새벽 3시라는 겁니다.

'아니 무슨 일을 새벽에 해?'

단순 제보로 넘기기에는 뭔가 특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소속 분과 연락을 하고, 약속장소인 양평군청 앞으로 출발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목동에서 양평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짜증이 앞섰지만 점점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도착을 해보니 양평군청 앞에는 미리 연락을 받은 타사 기자들도 와 있었습니다.

근처를 순찰하던 경찰이 방송차량을 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모르쇠로 넘어갔습니다.

정각 3시가 되자, 환경운동연합에서 오신 분이 작전(?)이 벌어질 경기도 여주의 이포보로 비밀스럽게 취재진들을 안내했습니다.

'관계자외 출입금지' 라는 경고문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취재진들은 공사현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취재진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10여명의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손에는 라면, 물 등을 들고 보 기둥으로 통해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3명의 활동가들이 4대강 공사를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보를 점거하고 고공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발견한 공사현장 관계자들이 미처 손쓰기도 전에 행동을 재빠르게 진행됐습니다.

회원들과 공사현장 관계자들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행동 시작 30분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활동가 3명이 공사중인 이포보 가장 높은 곳에 연결된 다리마저 끊은 상태였습니다. 4대강 반대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새벽 기습 점거 작전은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같은 시각, 경남 창녕에 있는 낙동강 함안보에서도 기습 점거가 있었습니다. 공사에 쓰인 고공 크레인에 2명의 활동가가 기약없는 시위를 위해 올라갔습니다.

사실 기습점거는 마무리라기 보다는 시작이었습니다.

여전히 그들은 20미터 넘는 보 기둥 위에서 고공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이들과 함께 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있지만 하루하루를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4대강 공사를 찬성하는 시민들이 몰려와 폭력을 휘두르고 갔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문수스님이 소신공양을 한 것처럼 솔직히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4대강 공사는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찬반을 넘어 배수의 진을 친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정부의 모습이 아쉽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