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새엄마 밑에서 자란 자식을 만나려면 생모라도 충분한 시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안영길 부장판사)는 A씨가 이혼 후 떨어진 딸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며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면접교섭허가 청구 사건에서 "자식 상봉을 하되 준비 기간을 고려해 약 3개월 뒤에 허용한다"고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제대로 보살핌을 못 받아 정서장애 등을 겪는 아이가 친모의 등장으로 더욱 혼란을 느낄 수 있지만, 아이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점, 친부와 새엄마, 친모 모두 치료과정에 참여하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2~3개월 정도 준비하면 생모와 만나는 데 별 무리가 없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의 생모로서 당연히 면접교섭권을 가지는 점, 부모 모두의 역할이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해 A씨의 면접교섭을 허가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1998년 B씨와 결혼해 2003년 딸을 낳았지만, 아이가 만 3살일 무렵 협의이혼을 했다.
아이는 친권자이자 양육자인 남편 B씨가 맡아 재혼한 아내와 키웠는데, A씨는 자식을 만나는 데 B씨가 줄곧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작년 면접교섭허가 심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교섭을 허가하는 심판을 했으나, B씨는 '재혼한 부인을 친모로 아는 상황에서 딸이 생모의 존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법원의 결정에 항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