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논의가 부상할 때면 정치권의 눈은 언제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다.
개헌에는 필연적으로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논의가 수반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차기 대권주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박 전 대표와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998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말이다.
그러나 개헌논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정몽준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국민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제외하고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민적 공감'이라는 언급에서 최근 제기되는 개헌론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점쳐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최근 개헌론이 국민적 공감대가 아니라 정치권의 '정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시기상으로도 정권 출범 초기가 아니라 정권의 힘이 점차 빠지는 집권 3년차에 들어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게 부적절하지만, 무엇보다 그 내용이 불순한 의도를 담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안상수 신임 당 대표가 지난 15일 언론인터뷰 등에서 개헌논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권력을 분산시키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다고 밝힌 데 대해 여권 주류가 박 전 대표를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품고 있다.
친박 현기환 의원이 "4대강 사업과 같이 여권에 어려운 상황을 비켜가려는 정국 돌파용 카드로 개헌론을 제기하거나, 같은 당내 특정 인사를 겨냥해 개헌을 추진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정략적 개헌 논의'에 대해 언급하며 응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게 친박 인사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이 문제를 공론화해 여권 주류의 정략적 의도에 말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