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동성결혼 문제가 정부와 가톨릭계 간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가톨릭계가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앞서 아르헨티나 하원은 지난 5월 초 동성결혼 허용법안을 놓고 12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표결을 실시해 찬성 126표, 반대 109표, 기권 5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14일 상원 심의 및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상원을 통과할 경우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지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원의원들이 유권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찬반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주말 "다수자가 소수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동성결혼 허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가톨릭계는 "정부가 기독교적 본질에 반하는 '문화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상원 표결.심의에 앞서 가톨릭 신자들에게 동성결혼 반대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아르헨티나 전체 국민의 75%는 가톨릭 신자이며,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대규모 가두시위가 예상되고 있다.
앞서 아르헨티나 가톨릭주교협의회의 안토니오 마리노 신부는 지난달 말 아르헨티나 신문과의 회견을 통해 "동성결혼 허용 여부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국민투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포함해 4개 시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으나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법원의 판결도 수시로 바뀌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남미 지역 첫 동성결혼 사례로 알려진 두 남성의 동성결혼에 대해 법원이 "민법상 혼인 조항이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두 남성의 혼인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여성 간의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됐다.
(상파울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