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9일(현지시각) 전격 단행된 대규모 스파이 맞교환의 최대 승자는 누구인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진영에서 자신들이 '승자'라는 자평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는 말을 아끼고 있다.
양적으로 따져본다면 냉전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스파이 맞교환의 승자는 러시아다.
미국이 넘겨준 러시아 스파이는 10명, 러시아가 넘겨준 서방 측 정보요원은 4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정보기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맞교환의 승자는 미국과 영국이라고 규정했다.
서방 진영이 넘겨받는 스파이 수가 더 적지만 훨씬 더 비중있는 인사라는 설명이다.
이번에 러시아가 석방한 스파이 중에는 유럽에서 활동중인 러시아 스파이들의 신원을 영국 정보기관에 넘겨준 러시아 육군 대령 세르게이 스크리팔, 핵잠수함 기술 등 군사기밀을 미국으로 빼돌린 이고르 수티아긴 등이 포함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이날 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NBC방송의 '투나잇쇼' 녹화를 하면서 "우리가 돌려받은 4명은 대단한 사람들이고, 추방한 10명은 오래 활동했지만 별 성과를 올리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레노가 안나 채프먼의 매혹적인 사진을 들이대며 "우리 스파이도 이렇냐"고 묻자 "그녀를 돌려보낸 것은 내 결정이 아니었다"고 피해갔다.
AP통신은 이번 스파이 맞교환에서 "분명한 승자는 없다"고 이날 평가했다.
통신은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대 스파이 맞교환 작업을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매우 효율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호평했다.
양국이 구시대적인 음모를 저버리고 협력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고 통신은 부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스파이 맞교환에 앞서 이번 조치는 미국과 러시아간 관계개선이라는 분위기속에서 이뤄졌다고만 밝혔을 뿐 이렇다할 사후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