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목회활동과 30년 부부생활의 끝이 너무나도 참혹했다.
갈기갈기 찢겨진 아내의 몸처럼 목사의 영혼도 산산조각 난 듯 보였다.
목사를 한없이 믿고 따르던 30여명의 신도 역시 피해자였고, 남겨진 두 자녀는 한없는 약자이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최대 피해자였다.
자녀들이 옆방에서 잠든 밤 12시, 화장대 앞에서 화장을 지우던 아내를 목사는 목졸라 살해했다. 목사는 급한 마음에 시신을 안방창문과 옆집 담사이의 비밀스런 공간에 유기했다.
아직은 쌀쌀한 3월. 시신의 부패 속도가 빠르지 않아 조금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17일이 지났다. 드디어 본격적인 부패가 시작되고 냄새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교회 건물과 붙어있는 목사의 사택.
아내의 시신을 안방 창문 아래 숨겨두고 벌써 2번이나 예배를 인도했다. 어차피 죽은 아내, 이번 한번만 완전 범죄로 덮을 수 있다면 평생 회개하고 봉사하며 살리라고 다짐이나 한 듯 목사는 과감하게 손을 놀렸다.
8조각난 아내의 몸.
담과 담사이 깊은 곳에 3조각이 묻혔다.
나머지는 팔당호 주변에서 물고기밥이 됐다. 공식적으로 아내는 스스로 집을 나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다. 가출신고도 하고 1년이 넘도록 여기저기 수소문도 하며 아내를 찾으러 다녔다. 신도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목사를 더욱 아끼고 사랑했다.
1년 3개월만에 드러난 목사의 위선, 그 위선에 모든 이들이 충격과 분노를 넘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깊었던 믿음에 대한 배신의 눈물.
그들은 누구보다도 아픈 사람들이었다. 남겨진 두 자녀는 더 아프다. 언론 보도는 이들의 상처를 헤집어놓았다.
나의 펜끝 역시 이들의 벌어지는 상처를 콕콕 쑤셔댔다.
하지만 그들의 상처를 쑤셔대던 나의 펜조차 '성관계 거부했다고 부인 살해'라는 다른 기사들의 제목 앞에 맥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자궁근종 수술을 한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한다고 살해에 토막이라니...
언론에서 흔히말하는 '섹시한', 시청자에게 또는 독자에게 어필하는 제목이고 내용이다.
실제로 목사의 진술에 일부 있는 내용이니 아예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목사는 아내와의 오래된 갈등과 순간적인 살해 동기에 대해 충분한 진술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한나절의 조사와 하루의 현장 조사가 전부였다.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런 그의 30년 부부생활과 25년 목회 생활을 끝장낸 이 사건이 경찰의 단 3줄짜리 진술 설명으로 결판났다.
'성관계 거부했다고 살인'
남겨진 이들의 상처는 다시 한번 벌어지고 덧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