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정이 판에 박힌 듯 일정한 구성으로 장소만 바꿔서 보도되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올 상반기 북한 언론이 보도한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 지도 통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중앙 TV (지난달 20일) :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신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평안북도의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셨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상반기에 모두 77회의 현지지도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분야별로 보면 경제 현장 방문이 서른 세 차례로 가장 많았고 군부대는 스물 한 차례, 외교 활동은 여섯 차례, 공연 관람 등 기타 활동은 열 일곱 차례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화폐개혁 이후 침체된 경제상황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다독거리기 위해 경제현장을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008년 뇌졸중 증세로 쓰러진 뒤 일선으로 복귀한 지난 해에도 김 위원장의 상반기 현지지도 횟수가 올해와 같은 77회였던 점을 감안하면 활동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이기는 해도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각에서는 대내외적으로 아직은 건재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다소 팍팍한 일정을 소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보다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은 과연 누가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했느냐, 하는 부분인데요.
현지 지도 수행 횟수에서 드러나는 김 위원장의 신뢰와 역할 부여가 향후 권력의 향배와도 깊은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반기에는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쉰 여섯 차례 김 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나 가장 빈도가 높았습니다.
다음으로는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마흔 다섯 차례 현지지도에 동행해서 김 위원장이 여동생 부부를 가장 가까이에 두고 신뢰하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입니다.
사람이 나이들고 병이 들면 가까이서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가족들에게 더욱 기대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인데요.
지난 달 최고인민회의에서 일약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장성택의 최근 약진도 김위원장의 이런 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