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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의 죽음'과 바꿀 500만 원이라는 '깽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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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하는 말... 행동...

우리나라 문화는 취중 행동에 비교적 관대한 편이죠.

법에서도 '주취감경'이라고 해서 형사재판 피고인의 '술김'에 준엄함을 접어 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술 마시고 시비가 붙어 부득이하게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도 맞은 분의 기분이 풀어질 수 있게 열심히 사과하고 어느정도의 합의금을 준비하면 속칭 호적에 빨간줄 가지 않고도 잘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술을 마셔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면 법은 결코 피고인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람을 죽인 사람도 과연 살인을 했는지 물어보고 또 다시 물어보는 3심제자 살아있다는 건 법에 숨겨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동물이 사람을 죽이면 현장에서 사살입니다. 동물은 법정에 세울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신성한 법이 존중하는 인간을 물어죽인 미물에 대해 법이 자비를 베풀 여력은 없습니다.

동물은 법적인 의무도 없지만 책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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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시대, 인본주의의 시대가 만든 어떤 의미에서 천민이죠.

어떤 면에서는 자유롭지만 사실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들입니다.

사람이 동물을 죽이면... 속칭 '깽값'으로 해결됩니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최대 500만 원이라는데... 술 마시고 동물을 죽이면 법은 또 여기에 자비를 베풀겁니다.

동물이라는 생명체가 하나의 재화이자 개인의 사유재산 정도로 해석하는 관례상 '재물손괴'에 대한 다른 이름의 형법인 것이죠. 동물보호법-이건 사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기 보다는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겠다는 취지에서 생긴 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 죽은 채 발견된 고양이 '은비'.

cctv에 찍힌 동영상에 따르면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20대 여성에게 학대를 당했고 며칠 뒤 죽은 채 발견됐죠.

저는 애완동물을 키우진 않습니다. 하지만 휴일 오전마다 동물 프로그램을 즐겨 봅니다. 그래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이들과 나누는 교감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것도 같습니다.

시쳇말로 먹고 살만해 지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들이 많이 늘어났죠. 이 같은 가정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들에게 애완동물의 존재감은 재산이라는 법적 기준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가족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병원도 데려가고 헤어질땐 애완동물 호텔에도 재우고 힘들게 번 돈을 아낌없이 그것이 아닌 그들에게 쓰는 걸 겁니다.

아직 인간사회는 동물을 교감을 나누고 소통하는 존재로 인정할 준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동물을 인간과 같은 수준의 예우를 해주는 것도 적절하다고 저는 아직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물학대의 처벌 한도가 500만 원이라니... 동물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

모 예능TV에서 스타로 자리매김한 '상근이'가 일반 샐러리맨 못지않은 연봉을 받고... 마약탐지에 평생을 몸 바친 마약탐지견 퇴임식도 거창하게 치뤄준다는데... 술김에 고양이 한 마리를 무참히 짓밟은 20대 여성의 야만성을 굳이 비난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겐 한 '사람'의 가족일 고양이의 비명을 위로하기에 은비의 동물보호법은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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