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들이 선전하는 가운데 중국의 한 열혈 축구팬이 월드컵 본선에 합류하지 못한 자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청두(成都)의 천(陳)모씨가 남아공 월드컵 진출이 좌절된 중국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청두의 쑹원(宋文)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7일 이내에 이 소송의 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4일 보도했다.
천씨는 소장에서 1997년부터 중국 대표팀에 애정을 쏟아왔던 열혈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중국은 지금껏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단 한 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으며 그때도 예선 3경기에서 9골을 내준 채 한 골도 넣지 못할 만큼 부진했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관객으로 전락, 중국 축구 팬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중국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 좌절은 도박과 승부 조작, 심판의 편파 판정 등 온갖 비리에 의한 것이며 이 때문에 축구 팬들이 철저히 우롱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팀은 중국의 축구 팬들과 일종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고 축구팬들은 이를 지켜보면서 기뻐하고 즐길 권리가 있다"며 "대표팀의 불성실한 의무 이행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이 월드컵에 진출, 축구팬들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법원이 적절하게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베이징대학 법학과 저우쥔예(周俊業) 교수는 "대표팀은 민사소송법상 소송 대상이 될 수 없고 축구팬들과 서면이나 구두로 계약을 체결한 것도 아니다"며 "이번 소송은 법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월드컵 진출이 무산돼 안타깝긴 하지만 소송까지 제기할 일은 아니다"며 "이름을 알리려는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고 꼬집었다.
천씨는 이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하거나 비판적인 얘기들이 있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러나 대표팀에 실망한 수 많은 축구팬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중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면 어떤 비난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국으로 자동 진출권을 따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 진출 말고는 지금까지 월드컵에 초대받지 못했다.
(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