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후 국제사회가 현실적으로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10년간 323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고려대 북한학과 조영기 교수가 한국무역협회에 제출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일 체제가 끝난 뒤 국제 금융기구와 관련국의 지원 규모가 188억∼381억달러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중립적 시나리오에 따른다면 전반 5년에 47억달러, 후반 5년에 141억달러 등 10년간 188억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국제통화기구(IMF), 아시아개발은행(ADF), 세계은행에 가입해 충분히 협조하면서 국제 사회에 편입된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로는 전반 5년간 105억달러, 후반 5년에 276억달러 등 381억달러가 북한에 지원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실현 가능성을 따지면 북한은 전반 5년은 중립적 시나리오, 후반 5년은 낙관적 시나리오에 따를 것으로 보여 국제 사회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규모는 323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지원금의 성격을 살펴보면 북한이 IMF 등에 가입해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준수하고 협조관계를 유지할 때 이들 국제 금융기구에서 연간 2억∼4억달러의 양허성 자금 지원이 예상됐다.
일본의 대북 수교자금은 10년간 100억∼12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1965년 일본이 한국에 제공한 대일청구권 자금 8억달러에 일본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액수다.
미국은 북한 지원을 금지한 대외원조법, 수출입은행법 등이 의회에서 개정돼야 하고 북미관계 정상화가 선행해야 하는 탓에 김정일 체제가 끝나도 식량, 의약품 등 긴급구호 지원 외에 본격적인 자금지원은 어렵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북한의 `혈맹'인 중국은 현재도 석유나 간헐적인 식량지원을 하고 있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일본의 대북 지원이 급증하면 영향력 유지 차원에서 대북 유무상 원조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밖에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고 IMF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면 국제 민간투자가 북한 국민총소득(GNI)의 2∼6%, 상업차관이 0.5∼2% 정도 유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제를 개방하고 시장경제의 요소를 도입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 주도의 국제 사회에서 재원을 조달하려면 핵 폐기와 대미 관계 정상화가 선결과제"라고 주장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김정일의 `건강 악화설'과 후계구도가 윤곽을 드러낸 지난해 말 발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