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검지세대가 이번에 등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한 원인의 하나로 여당의 소통하지 않는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꼽았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이명박 대통령을 마치 가족과 융화되지 못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생각하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렇다고 아버지를 바꿀 수는 없고 할 수 있는 것은 투표 밖에 없다"면서 "검지세대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을 찾다 이번에 투표장을 찾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정치는 해방 후부터 바람의 정치였고 그 바람이라는 것은 유권자 정서의 표현이었다"면서 "검지세대가 귀찮은데도 투표를 하러 가는 것은 의무감이나 정책이 아닌 '감정'과 큰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직전 촉발된 안보 대치 상황이 탈냉전 시대에 자란 검지세대를 상당히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검지세대는 굉장히 정보화되고 탈이념적이며 탈냉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천안함 사건으로 촉발된 냉전적 구도에 탈냉전세대가 거부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젊은 세대는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민주화와 정보화가 본격화된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이념적이고 국가주의적인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며 "선거에 북풍을 끌어들이는 냉전적 수준의 전략이 탈냉전 문화코드와 맞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적 가치를 중시하는 검지세대가 일련의 사건을 통해 현 정부에 강한 불신을 가졌고 이것이 표심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젊은이들은 미네르바 사건, 트위터 선거운동 규제, 김제동·윤도현 활동 제약 논란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용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검지세대가 고용 문제에 기대를 걸고 한나라당을 지지했으나 국가권력이 표현의 자유에 관여한다고 느낀 후부터 등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고용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 데 대한 경제적인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20대는 경제적으로 상당한 상실감에 빠져 있다"며 "88만원세대로 대표되는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고민에 대해 정부가 대답을 주지 못했다는 실망감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선거 뒤 여론조사에서도 독선적인 국정운영과 안보 불안 등의 이유보다 경제를 살리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