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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경찰서 CCTV '누락된 기록' 세 가지 의혹

고문당했다는 첫날부터 저장 안돼, 천장 향한 CCTV도 여전히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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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고문 의혹을 받는 서울 양천경찰서에 설치된 CCTV의 녹화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일 양천경찰서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양천서 강력5팀 사무실의 CCTV 영상을 담은 서버에는 피의자가 고문을 당했다는 시기인 3월9일∼4월2일의 영상기록이 저장되지 않았다.

누락된 영상 기록을 둘러싼 의문은 크게 세 갈래로 제기되고 있다.

◇ 고문당했다는 시기와 들어맞아

= 첫째는 CCTV 기록이 저장되지 않은 기간이 피의자가 고문을 당했다는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검찰이 인권위에 확인해준 바로는 양천서 CCTV의 영상기록이 멈춘 시점은  3월9 일 오전. 이날은 인권위 조사대상에 포함된 피의자 3명이 이송차량과 강력5팀 사무실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지목한 날이다.

당시 한 피의자는 "3명이 함께 체포돼 경찰서 강력팀 사무실로 1명씩 따라 들어가 고문을 당했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사무실에 올라가 보니 먼저 들어간 사람이 얼굴이 벌게져 매트리스 위에 앉아 있었다. 차 안에서 당한 것도 있고, 그 모습을  보니 겁이 나서 자백했다"고 인권위에 진술했다.

경찰은 '오비이락'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영상 기록이 빠진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해 누군가 녹화기를 조작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 고장 원인도 미스터리

= 둘째, 상황실에 설치된 CCTV 녹화기의 고장 원인과 경찰의 해명도 석연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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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서 CCTV 관리업체는 인권위 조사에서 영상기록이 빠진 이유를 '원인 불명의 기계 오작동'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누군가 설정을 바꾸지 않는 한 이전에 결함이 없던 기기가 갑자기 작동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CCTV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용산의 한 CCTV 업체 관계자는 "A/S 기사가 무엇을 점검했는지 정확히 알아야겠지만 녹화기 고장이라면 공장에 입고해 고쳤어야 한다"며 "하드웨어에 이상이 없고 이전에는 정상작동을 했다면 일부러 녹화가 안 되게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천서 상황실에서 기계 오작동을 한 달 가까운 기간이나 몰랐다는 것도 의문이다.

25일 동안 CCTV 영상 기록이 저장 안 된 사실을 몰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녹화 기관리에 대한 부실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양천서 관계자는 "검찰이 유치장 감찰을 나온 4월2일 녹화가 안 된 사실을 알았다"며 "검찰이 압수할 것이라 하기에 캐비닛을 열어봤더니 녹화기에 빨간불이 들어 와 있었다. 기기를 잘 몰라 설치업체를 불렀다"고 말했다.

오류를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를 묻자 "화면 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녹화가 안 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 위로 꺾인 CCTV, 여전히 의문

= 셋째, 강력5팀 사무실 CCTV의 각도가 왜 천장 쪽으로 틀어져 있었는지도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 의문이다.

인권위가 양천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력 5팀 사무실의 CCTV만 틀어진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인권위가 직권조사를 하기로 한 결정적 단초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5팀 사무실 CCTV 화면은 3분의 1가량이 천장을 비추고 있었지만 상황실에서는 이를 문제삼지 않다가 인권위가 직권조사에 들어간 뒤인 5월말 CCTV 각도를 수정했다.

양천서는 인권위 조사 발표 당일에는 "그런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가 나중에는 "의심받을만큼 꺾여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상하면 상황실에서 다 보이는데 그 정도로 이상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다시 "조금 이상해서 각도를 고쳤다"고 이리저리 말을 바꿨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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