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의 2차 실패 원인이 어떻게 나오든, 한국과 러시아 어느 쪽에 책임이 있든 상관없이 시기만 문제될 뿐이지 나로호 3차 발사는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원장 이주진) 발사체연구본부 조광래 본부장은 1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나로호 2차 발사 실패를 놓고 한국과 러시아 간에 '책임 전가식'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책임론이 불거질 이유가 없다는 게 우리 측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 본부장은 "한국과 러시아 간 소형위성발사체(나로호·KSLV-I) 개발사업 계약서 상에는 '책임소재'란 문구가 어디에도 없다"며 "3차 발사와 관련해 계약서상으로 명문화된 조항으로는, '두 번의 나로호 시험발사에서 한 번이라도 임무에 실패하면 한국 측은 한 번 더 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이를 러시아 측에 요청할 수 있다'는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실패의 원인을 놓고 현 단계에서 양측 간에 '책임론 공방전'이 불필요하고, 나아가 지난 8년간 협력해온 양측 간에 서로 이득될 요소도 없다는 게 항우연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것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임무실패는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탑재위성을 목표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임무실패로 결론나면 '원인의 내용, 책임의 소재'와는 무관하게 3차 발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우리 정부는 갖고 있으며, 나아가 계약서 상에 '특수단서 조항'으로 이를 어느정도 강행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춰 놓았다고 항우연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1일 2차 발사에 실패한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한·러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원인 규명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3차 발사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주진 원장은 "임무실패를 최종 판단하게 될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가 14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라며 "지금은 한국과 러시아가 신뢰를 계속 유지하고 과학기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신속히 원인을 규명, 기술적 협력 등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나로호 공동개발 사업은 한국과 러시아 간 기술협력의 모범 사례"라며 "나로호 개발에서 시험발사가 계속 이뤄질수록 발사체 운용기술 등 우리 측의 기술 축적은 훨씬 더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로호 3차 발사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이번 2차 발사의 실패원인을 밝혀내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 전망하기가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제작을 맡고 있는 탑재위성 과학기술위성 2호 3번째 모델을 제작하는 데도 최소 9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원인 규명이 장기화하는 데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필요 기술인력의 분산 등으로 당장 올해부터 본격 시동을 걸어야 할 한국형발사체(KSLV-II)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원인 규명과 관련해서는 잔해물 수거를 통해서 보다는 수신 데이터를 통해 보다 신속히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