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정국운영의 방향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의 '독주'에 대한 견제론이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이라는 점에서 불과 2년 뒤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할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지방권력의 재배분, 앞으로 전개될 야당과의 정국주도권 다툼 등 달라진 정치환경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으로서는 '일방통행'으로 비쳐질 수 있는 행보에 상당한 제약을 떠안게 됐다.
당장 개헌과 행정구역개편,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등 현 정권의 핵심 국정과제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전략수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 일환으로 대야(對野) 관계의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야 강공모드를 순화하거나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선진화 개혁'을 명분으로 국정쇄신 드라이브를 거는 정공법에 나설 수도 있다. 지방선거에서 이탈한 민심을 다시 유인하고 정국 장악력의 약화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실제 당내 개혁그룹은 군, 검찰.경찰, 교육개혁 등을 정부측에 선제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개혁그룹이 이번 선거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요구가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나아가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7월초 전당대회와 맞물려 당내 권력지도도 새롭게 그려질 수 있다.
우선 이번 선거가 '정몽준 원톱 체제'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책임론이 부상할 수 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 나서는 것은 무리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동시에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28 재보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내 전대를 개최,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당내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힘겨루기 양상이 진행되면 당은 겉잡을 수 없는 내홍에 휩싸일 수도 있다.
그 출발점은 이번 지방선거 고전의 책임론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책임있는 당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은 데다, 정작 선별 지원에 나선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군) 기초단체장 선거조차 승리로 이끌지 못한 점이 그 빌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수행'에 대한 박 전 대표의 견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