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5월 31일) 메모리얼 데이입니다. 한국의 현충일 같은 날이죠. 지난해 연수때도 본 풍경이지만, 매년 메모리얼 데이면 워싱턴 D.C.에는 수천,수만대의 오토바이가 몰려듭니다. 말로만 듣던 할리 데이비슨같은 오토바이들도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미 전역에서 길게는 메모리얼 데이 보름전에 자기 집에서 출발해 메모리얼 데이에 맞춰 워싱턴에 모여드는데요, 현장에서 끝없는 오토바이 행렬을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많은 오토바이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들이 메모리얼 데이에 맞춰 워싱턴에 모여드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기리고, 퇴역군인들과 상이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인들은 이 행사가 열리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Rolling Thunder Veteran memorial day weekend라고 부릅니다.오토바이 시동을 켜거나 속도를 낼 때 나오는 우렁찬 소리를 빗대서 만들어낸 것이죠.
이 행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87년이라고 합니다. 4명의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전쟁포로들과 실종자들을 추억하기 위해 처음 오토바이를 몰고 워싱턴에 나타났는데요, 그 이후로 이 행사는 미국 메모리얼 데이를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오토바이를 모는 사람들이 다 참전용사나 퇴역군인들은 아닙니다.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메모리얼 데이 아침 7시쯤에 펜타곤(미 국방부)에 모여 출발합니다. 알링턴 국립묘지와 링컨 기념관, 베트남전 기념관을 지나 컨스티튜선 에버뉴를 통해 의회앞까지 나아갑니다. 워싱턴 경찰당국은 매년 이 행사를 위해 교통을 통제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합니다. 관광객과 워싱턴 시민들은 자유롭게 컨스티튜션 에버뉴에 서서 장엄한 행렬을 지켜봅니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고맙다는 말을 내뱉습니다. "당신들이 있어서 오늘의 우리가 있다." "당신들의 용기에 경의를 보낸다."는 취지죠. 퇴역군인들도 거리의 시민들을 향해 "와줘서 고맙습니다."'그대들과 함께여서 우리도 행복합니다."를 외칩니다. 꼬마들은 멋진 군복을 입은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쑥스럽게 악수를 청하고, 어떤 아주머니는 초면인데도 불쑥 퇴역군인들을 포옹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가 봤습니다. 오토바이 행렬이 지나가고 나면 워싱턴 일대 초중고등학교와 라이온스클럽같은 시민모임들도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그 퍼레이드에는 빠짐없이 퇴역군인들이 참석하고요.
어린 학생들은 때로는 천진난만하게, 때로는 진중한 표정으로 행사에서 맡은 바 책무를 다합니다. 자신들의 앞과 뒤에서 같이 행진하는 늙은 퇴역군인들을 향한 시민들의 박수와 찬사를 직접 눈으로 보며 애국심이 무엇인지에 대한 산 교육을 받는 셈입니다. '애국심' '군인들에 대한 존경과 신뢰' 언제부터인가 우리 가슴속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어들이지만, 이 곳 미국에서는 의외로 쉽게, 그 것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