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지하철 6호선 보문역 주변 건널목. 모 구의원 후보자 유세차량 앞에서 행인들이 연방 고개를 갸웃거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차량이 건널목 신호등을 가려 보행신호를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 노모(63.여)씨는 "파란불로 착각하고 길을 건너려다 놀랐다. 행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연합뉴스가 6.2지방선거를 1주일 앞둔 26일 서울 곳곳의 유세현장을 취재한 결과 최소한의 질서도 무시한 채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얌체형'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날 한 교육감 후보는 동대문구 회기역 주변 도로 중앙선의 안전 울타리에 대형 현수막을 매달아 놓아 무모한 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자칫 줄이 끊어져 현수막이 바람에 날리면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의 시야까지 막으면서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모 서울시장 후보 측은 관악구 봉천동의 한 건널목에서 끈이 떨어진 현수막을 수일 동안 그대로 놔둬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현수막이 아래로 늘어져 어른 어깨 높이까지 처지면서 건널목을 지나는 사람의 앞을 가로막는 '흉물'이 됐지만,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어 주민들이 직접 철거도 못 한다.
주민 지모(70)씨는 "최근 내린 비로 끈이 떨어진 것 같은데 치워달라고 후보 측에 연락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고 혀를 찼다.
과천에서는 모 시장 유세차량이 수시로 상가 주변의 인도에 주차해 '선거운동 기간이라지만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민폐를 끼치는 이런 유세를 별도로 규제할 법적 조항이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불만을 토로하는 민원 전화가 쏟아져도 후보 선거 캠프 측에 '그러지 마라'고 타이르는 것이 유일한 조치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의 원성을 듣고 표를 잃을 수 있다고 당부해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유세 일정이 워낙 바빠 행동에 변화가 없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교통과 직원도 "건널목이나 신호등을 가로막는 행동 등을 수시로 단속하지만 유세하는 팀이 워낙 많아 효과가 잘 안 나타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