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6일 우리 정부의 '천안함 대응조치'에 반발해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의 남측 인원을 모두 추방하고 판문점 직통전화와 해사당국간 통신을 차단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전날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한 당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행한 후속조치다.
그러나 북한이 군통신선과 개성공단 통행 등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대응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폐쇄 = 북한은 조평통 담화에서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에 대한 폐쇄 및 남측관계자의 즉시 추방을 언급한 뒤 다음 날 오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남북교류협력의사무소는 남북간 경제협력의 직거래 확대를 목적으로 2005년 10월부터 가동된 통일부 산하 기구이다.
이 사무소는 그동안 대북 교역 및 투자 등에 대한 알선 및 상담, 남북 교역당사자 사이의 연락 지원 등의 업무를 해왔고 남북 당국간 접촉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2008년에 두차례 폐쇄되는 시련을 겪었다.
북한은 그해 3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이 "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는 어렵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삼아 사무소 내 남측 당국자들을 전원 추방했고 12월에는 남북관계 차단 조치인 '12.1 조치'의 일환으로 다시 폐쇄조치를 취했다.
사무소 가동이 다시 중단된 26일 오전에는 통일부 직원 8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남북 당국간 통신망 단절 = 북한의 조치 대상에 포함돼 단절된 남북간 통신망은 판문점 연락관 채널과 해사당국 통신선 등 2가지이다.
우선 남북한 당국은 판문점의 연락사무소를 통해 매일 오전과 오후 유선전화로 접촉, 물자교류 및 회담 등을 협의해왔다.
판문점 통신선은 1971년 9월 남북적십자회담 추진 과정에서 2회선이 처음으로 개통된 뒤 최근까지 5회선이 운영돼 왔다.
북측은 2008년 11월 남측이 유엔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공동제안한 것을 비난하며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폐쇄하고 직통전화를 단절했다.
이후 지난해 8월 북측의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이 남한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판문점 통신선은 다시 복원됐다.
해사당국 통신선의 경우 2005년 8월 발표된 남북해운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상대방 선박의 자기측 해역의 통과를 보장해주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이 통신선은 그동안 서울과 평양을 잇는 2회선으로 운용돼왔지만 정부가 24일 천안함 대응조치로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통과를 금지하면서 남북간 접촉은 중단됐다.
그러나 군통신선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조치도 나오지 않았다.
군통신선은 남북한 주민들이 육로로 왕래할 때 양측 당국이 출입자 명단 등을 통보하거나 남북 군당국간 접촉할 때 쓰이고 있으며 광케이블로 서해지국에서 6회선, 동해지구에서 3회선이 각각 운용되고 있다.
또 개성공단 및 금강산 육로 통행도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개성공단과 남측 기업들을 연결하는 유선전화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북한 전시법 = 북한은 조평통 담화에서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은 전시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언급한 '전시법'이 실제로 존재하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북한이 천안함 조사발표 이후 상황을 전쟁국면으로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천안함 조사 발표 이후 '현재 상태를 전쟁국면으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따른 표현으로 본다"며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전시법이 최근 금강산관광지역 부동산 몰수 등의 조치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전시처럼 적대국의 부동산을 몰수하고 적국 인원을 억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