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이후로 3D영화가 흥행요인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영화 '타이탄'은 처음부터 3D로 기획된 영화가 아니었으나 급하게 3D상영관을 내세우며 홍보하였고 글씨만 3D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다.
이런 흐름을 따라 최근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는 제대로된 3D애니메이션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에게 단비와 같은 영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드래곤 길들이기'를 단순한 3D 아동용 애니메이션 장르라고 확정지을 순 없다. 이 영화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드래곤 길들이기에 나오는 버크섬의 바이킹들은 자신들의 생활에 피해가 되는 드래곤들을 무조건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드래곤에 관하여 쓰인 책에도 그에 관한 역사나 생활습관은 전혀 없이 '무조건 위험한 존재이니 죽여야 한다.'라는 말만 되풀이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무엇 때문에 드래곤을 적대시 해야만 하는지 알지 못한 채 무조건 싸워야만 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인 히컵은 자신이 상처 입힌 드래곤을 우연히 구해주게 되면서 드래곤과의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의 가장 큰 테마는 '교감'이다. 그들은 급하지 않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작은 손짓 하나에도 경계하던 드래곤이 점점 히컵의 호의를 받아들이게 되고 히컵 역시 드래곤들의 속성과 사정을 알게 되면서 적이 아닌 함께 어울려 살아갈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자신의 실수로 날수 없게 된 드래곤에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손수 제작한 꼬리를 달아주어 함께 하늘을 날게 되면서 이들 사이에 있던 벽은 모두 허물어지게 된다.
작은 오해에서 시작된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보면 각자의 사정이 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생각하다가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바이킹들 역시 '드래곤이 왜 인간과 싸워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 없이 일방적인 편견으로 수천마리의 드래곤을 죽여야만 했다. 하지만 의외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는 가까운 곳에 있다. 서로가 조금만 마음을 연다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 사회도 정치적인 이념과 통상적인 관념들로 인해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헐뜯기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의 해결책은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라는 것이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교훈일 것이다.
이밖에도 3D입체영상에서 더욱 실감나는 공중전과 드래곤의 개성 있는 생김새, 솜털 하나까지 표현한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 또한 기대이상이다. '드래곤 길들이기'를 통하여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남에게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는지 깨닫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지소희 SBS U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