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창조산업, 사람에 투자한다(2)

영국의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앞 글에서 소개한 영국 청년 에드의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 창업기는 지난해 가을 SBS가 제작한 미래한국리포트 특집 다큐멘터리 '사람이 경쟁력이다'에 등장했다. 내가 에드의 사례를 다큐멘터리를 맡은 동료 기자에게 '제보'해 준 결과였다. (그러고 보면 이 글은 지난해 미래한국리포트 다큐멘터리가 방영됐을 즈음 진작 썼어야 하는 글이다.) 

다큐멘터리에는 에드뿐 아니라 에드에게 투자했던 펀드 매니저 스티브도 등장한다. 스티브는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 같은, 창조산업 분야의 신생기업 55개사를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한꺼번에 큰 돈을 투자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조금씩 나눠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중에 성공하는 기업이 나오면 투자금을 회수하고 다시 다른 기업에 투자한다. 그의 인터뷰 중에 내 귀를 확 잡아당기는 내용이 있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사람이에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아요. 창의성이 뛰어난지, 혁신적인지,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는지를 봅니다. 왜냐면 세상 어디서든지 사업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같은 시기(세계적인 경제 침체기)에 창의성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조업 일자리는 인도나 중국으로 떠나버렸는데, 세계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영국이 갖고 있는 ‘기술’은 뭘까요. 제가 보기에는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자리잡고, 제조업과 대기업 일자리는 더 이상 늘지 않는, 지금의 한국 상황에서도 크게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였다. 요즘 들어 한국 정부가 청년창업 지원과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적이고 관료적인 경제 환경 속에서 작은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게 없으니 창업인들 쉽게 엄두 낼 수 있을까. 게다가 창의성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춘 '사람'을 길러내야 할 교육은, 갈수록 숨막히는 경쟁과 획일적 지식교육으로만 치닫고 있으니.

에드는 얼마 전 2010년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 시상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직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한다. 에드는 독일어 강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면서,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시상식 행사를 진행하고, 어워드가 배출한 뮤지컬 코미디언들의 공연을 주최하고, 뮤지컬 코미디 장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뛰고 있다. 에드의 포부는 이 행사를 더 키워 TV 중계권도 판매하고, 외국에도 라이선스를 파는 것이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에드는 SBS 채널에서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후에 '한국에는 혹시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에 관심 있는 방송사나 투자자가 없는지' 궁금해 했다. '노래방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는 분명히 알려지지 않은 '뮤지컬 코미디언'들이 많을 테니, 이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뮤지컬 코미디 어워드'는 한국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면서. 나는 에드에게 이렇게 답신을 보냈다. 

"글쎄, 한국에서는 코미디라는 장르가 영국만큼 발달하지 않았어…아직 소재도 많이 한정돼 있고. 그래도 한 번 알아볼게."

솔직히 대답만 이렇게 해놓고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알아본 건 없다. 에드에게 말한 대로, 한국과 영국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그콘서트'의 '동혁이 형'이나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 같은, 영국의 정치 풍자 코미디에 비하면 정말로 '얌전한' 코너들을 놓고도 말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이 판단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 에드는 자신의 회사가 커지면 나와 남편을 이사로 영입하겠다고 농담 삼아 얘기하곤 했다. 앞으로 에드 회사의 한국 지사장이라도 하려면 열심히 뛰어야 할 텐데, 상황이 영 안 받쳐준다.

*클럽 발코니 웹진(

http://www.clubbalcony.com/home/life/talking.aspx

)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