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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과 고 한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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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엄홍길 씨가 오늘(17일) 오전 대전 현충원을 찾았습니다.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를 맨 엄씨는 장교3묘역근처에서 미리와있던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더군요.

왜 현충원에 왔을까? 무슨 영문일까 싶어 엄 씨를 만나 사정을 들어봤습니다. 이날은 마침 장교3묘역에 잠든 고 한주호 준위의 49재날이기도 했습니다. 지난3월30일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천안함을 수색하던 고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지 49일째되는 날입니다.

불가에서는 사람이 죽은뒤 7일마다 재를 올리며 극락왕생을 비는 의식이 있는데요. 처음 올리는 재, 즉 초재부터 일곱번째 올리는 7재날이 바로 49재날입니다. 후손들이 지극정성으로 재를 올리며 죽은이의 극락왕생을 빌면 고인의 영혼이 더 좋은 세상에서 더 훌륭한 사람으로 환생,다시 후손들에게 복을 준다는 의미가 있답니다.

엄홍길 씨는 UDT동지회원 100여명과 함께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고 한주호 준위 49재 추도식에 참석한것입니다. 산악계의 영웅 엄홍길 씨와 UDT의 전설, 살신성인의 영웅 고 한주호 준위의 첫만남은 2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엄홍길 씨는 1982년 해군에 입대해 5개월간 배를 타고 곧바로 UDT

에 자원했다고 합니다. UDT기수로 따지면 엄 씨가 28기. 한주호 준위는 엄 씨의 6년 선배, 즉 22기 였죠. 당시 중사 계급을 달고 후배들을 지도하던 한 준위는 엄홍길 씨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요?

엄 씨는 "한 선배는 남자답고, 늘 밝은 얼굴에 자신감이 넘치고 훈련을 즐기는 진정한 UDT였다"고 기억했습니다. "또 훈련때나 부대생활에서 까다로운 선배행세 대신 솔선수범하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형님이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엄 씨도 UDT6개월 훈련과정중 1주일간 잠을 재우지않고 훈련을 반복하는 악명높은 1주일 지옥주간 동안 참기힘든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힘들고 괴로운 훈련을 슬기롭게 견뎌낸 데에도 한 준위를비롯한 UDT선후배·동료들의 격려와 배려가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고 한주호 준위와 2년간 부대생활을 한 엄홍길 씨는 1984년 9월 제대를 합니다. 그뒤 두 사람은 1년에 한차례씩 열리는 예비군 훈련때나 UDT동지회 모임때 얼굴을 보며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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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인간병기 훈련을 거뜬히 소화해낸 엄홍길 씨는 85년부터 히말라야 8천미터이상급 고봉 정복에 나서게 되고 두번의 실패끝에 88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8천8백48미터 등정에 성공합니다.

2000년 7월에는 K2 8천6백11미터마저 등정에 성공, 12년만에 8천미터 이상급 고봉14좌를 차례 차례 정복했고 그뒤 2003년 얄룽캉 8천505미터, 2007년 5월31일 로체샤르까지 등정,세계최초로 16좌 등정이라는 금자탑을 세웠습니다.

특히 엄홍길 대장은 2005년 에베레스트 휴먼 원정대를 이끌고 에베레스트 등반도중 숨진 고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안장하고 유품을 유족들에게 전달해줘 큰 찬사를 받기도했지요.

자신에게 불굴의 정신을 길러줬던 고 한주호 준위.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일이 일어났다며 한 준위의 순직을 가슴 아파한 엄홍길 대장. 엄 대장은 가냘프게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으며 "당신은 진정한 UDT의 전설,우리 모두의 이상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의 안위에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편히 쉬십시오. 당신이 지키려던 조국은 후배들이 굳건히 지켜내겠습니다."라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세계 최정상 산악인으로 우뚝선 엄홍길 대장과 살신성인의 영웅 고 한주호 준위. 사랑과 희생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준 이시대의 진정한 거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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