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재로 자식을 잃은 중국동포가 두 달 가까이 보상은 커녕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구준회 기자입니다.
<기자>
진천군 진천읍 한 주택가.
중국교포 신긍현 씨와 며느리 장 씨가 신축중인 건물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지난 3월18일 밤 근로자 기숙사이던 이곳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나 아들 신송학 씨와 동료 진 모 씨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긍현(63)/중국동포 : 평생 누구하고도 아직까지 말다툼 한 번 안 했어요. 한 번도 어떤 때는 나한테 잘못이 있다고 다른 사람이 이렇게 해도 조금 지나면 알겠지 그 후에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
슬픔도 잠시, 신 씨 가족은 냉혹한 현실에 내몰렸습니다.
신 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하자 당초 위로금을 제시했던 하청업체 측이 보상할 것이 없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하청업체 관계자 : 일하고 연관없이 벌어졌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된 겁니다. 그날 일도 없었고 숙소에서 자고 있었어요.]
공사를 발주한 진천군과 원청업체에서는 두 달이 다되도록 아무런 관심 조차 갖지 않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3천만 원 넘게 불어난 장례식장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얼마전부터 3살난 손녀까지 이끌고 이리저리 떠도는 신세가 됐습니다.
[신긍현(63)/중국동포 : 그 전에는 한국이 정말 좋은 나라라고 봤습니다. 좋은 일 같이 좋아했고 나쁜 일 같이 슬퍼했습니다. 와보니까 다릅니다. 영 다릅니다.]
이같은 사실이 중국내 동포사회에 알려지면서 반한 감정의 빌미가 되고 있습니다.
조선족 신문과 인터넷매체는 신 씨 가족이 한국에 도착한 3월말 이후 생활을 수시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김해성/중국 동포의 집 대표·목사 : 이 소식을 듣는 동포들 마다 치를 떠는 거죠. 어떤 분들은 술 한잔 마시고 와서 당신들이 정말 피를 나눈 동포냐 절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보상은 커녕 장례 조차 치르지 못하는 기막힌 현실에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