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13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총리는 13일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가족이 있는 진해 해군아파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인의 부인 김말순(56)씨와 딸 슬기(21)씨를 만나 "온 국민이 한 준위를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사모님과 가족, 친지들이 전 과정에서 보여주신 의연함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실 줄 몰랐다"며 유족이 사의를 표하자 별 의미를 실지 않고 "잘못된 약속조차도 막 지키려고 하는 여자가 있는데 누군지 아시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 후 정 총리는 곧바로 "농담이다"라고 덧붙였지만, 세종시 원안 추진을 고수하고 있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발언 당시 친박(친박근혜)계 김학송 의원도 배석하고 있었다.
정 총리는 지난 11일 서강대 특강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 "약속이 잘못된 것이라면 빨리 고치는 것이 현명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제 말씀을 한번 들어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연합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국무총리가 망언을 했다"면서 "만인지상이라는 총리가 마음 아파하는 순국장병 유족을 찾아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자질과 인성의 문제로, 티끌만 한 양심이 있다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책임'에 대해 사실상 총리직 사퇴라고 부연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