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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도박단] 타짜 도박단, 그 때 그 놈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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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 났습니다. 아니, 영화 속 수법과 거의 똑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미모의 여성이 돈 많은 중견 사업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그 사람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여 돈을 잃게 만든다는 이야기. 영화 '타짜'를 보신 분들이라면, 어떤 내용인지 대충 떠오르실 겁니다.

표적이 된 사업가를 제외하고는 미모의 여성과 도박판 딜러, 손님 등은 모두 한 패거입니다. 사업가는 "도박은 깡과 쩐이다"라는 말을 외치며 열심히 돈을 쏟아 붇지요. 그러다가 결국 수억원을 날리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자기가 속았다는 생각은 못합니다. 수 십명의 사람이 작정하고 달려들어 한 사람을 속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그런경우 속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사건 내용을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 '꽃뱀에 홀려 77억 뜯긴 골프관광객들' 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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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들이 사용한 방법은 '미인계'만은 아니었습니다. 골프연습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은 경우도 있었고, 부부동반으로 꽤 오랜 기간 알고 지내던 지인을 속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단 타겟을 고르면, 범행 수법은 대부분 유사했습니다. "골프 실력을 늘리려면 한 며칠 집중적으로 가서 골프를 쳐야한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직접 봐드릴테니 가서 며칠 골프치다 오자" 이런 말로 부추겨서는 3박 4일, 길게는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골프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는 중국에 가서 실제로 골프를 칩니다. 며칠간 그렇게 라운딩을 끝내고 저녁에 술을 한 잔 하는 식으로 보내다가 마지막 날 저녁 쯤 되면 숙소에 마련된 카지노에 들러보자고 꼬드깁니다. 물론 '가볍게', '재미삼아' 가보자고 제안하지요.

카지노에 들어서면 현지인 20여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종목은 짧은 시간에 판이 끝나는 '바카라'라는 게임입니다. 들어가서 몇번 게임에 참여할 때쯤 종업원이 음료수를 주는데요, 이 음료수를 받아마시면 '정신이 다소 몽롱해지는' 경험을 하지요. 정신없는 물주를 종업원들은 VIP 룸으로 모시고 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밤 10시부터 새벽 3~4시 정도까지 그렇게 게임을 하면…. 최대 10억원 가까이 잃는 사람이 생깁니다.

보통 이들은 여권을 맡기고 카지노에서 놀기 때문에, 현지인 카지노 담당자는 "돈을 갚지 않으면 여권을 찾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럼 함께 갔던 주변 지인들이 바람을 잡습니다. 일부는 폰뱅킹으로 보냈다고 하기도 하고요. 일행 중 한 사람은 '내가 인질로 남아 있을테니 한국 가서 돈을 보내시라'고 하기도 합니다. 감동한 물주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사채까지 끌어서 돈을 송금합니다.

나중에 풀려난 인질은 한국에 돌아와서 물주와 식사를 하면서 "끔찍한 경험을 했노라"면서 "그래도 제 때 해결하셔서 무사히 돌아왔다"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희생정신에 감동한 물주는 자신을 위해서 목숨을 내 걸어 준 것에 그저 감동할 따름이고요. 이렇게 당한 사람 중에는 사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된 사람도 있습니다. 가정이 파탄난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악몽 때문에 다시 골프채를 잡지 않게되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고, 그래서 관계도 서서히 멀어집니다. 이래서 대부분 피해자들이 자기가 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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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사를 쓰려고 예전 사건들을 뒤적이다, 비슷한 사건을 발견했습니다. 2008년 가을에 발생한 사건인데요. 기사를 한 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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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비슷한 내용이 보이시죠?

담당 검사를 찾아가서 물어봤습니다. 혹시 이 때 기소된 사람이나 달아난 사람들 중에 그 때 사람들도 있냐고요. 그랬더니 공범 중에 겹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카지노가 마련된 호텔이 동일한 곳이라더군요.

범죄의 재구성, 타짜, 오션즈 일레븐 등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남의 돈을 벗겨먹는(?) 영화 내용대로 현실에서도 그렇게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 것이었습니다. 영화는 나름 해피엔딩(범죄자들 입장에서)으로 끝났을 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추적해서 잡아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2005년 무렵부터 시작된 이들의 사기극은 결국 5년 쯤 지나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을 잡아내기 위해서 검찰은 10개월 가까이 계좌를 추적하고 수사를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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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속이는데 들어간 비용은 얼마일까요?

일단 4인 1조로 골프여행을 떠나는 비용은 따로 계산하고요, 중국 현지의 호텔 연회장을 빌려서 카지노 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에다 딜러들 고용하고, 바람잡이 현지인들 고용하는 것까지.. 대충 1천만원에서 2천만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모두 30-40명이 동원되니 그 정도 되겠죠.

총책은 현재 달아났는데요(현재 지명수배 상태입니다) 이 정도 되면 전과가 상당할 것 같았는데, 동종 전과가 없다더군요. 이 사람이 성공한 이유를 들어보니 '확실한 투자와 관리'가 비결인 것 같았습니다.

보통 마카오 등에 있는 합법적인 카지노에 사람을 연결해 주면 브로커가 받는 수수료가 1% 정도 된다고 합니다.(많은 곳은 2% 정도) 그런데 이 사람들은 '도박 방조죄'에 해당되어 걸리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기를 친 경우에는 총책이 30%만 챙기고, 70%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분배를 했다고 합니다. 1억원만 뜯어냈어도 이 중 7천만원을 나머지 사람들이 나눠가지게 되니까 합법적인 카지노에 연결해 주는 것과는.. 메리트가 비교가 안되겠죠. 거기에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다거나, 신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기극에서 철저히 제외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기들끼리 의리를 지키는 사람에게만 후하게 보상을 한 거지요.

이런 원정 도박, 내지는 사기 도박 수사를 하면서 수사기관이 겪게되는 어려움도 생각외로 많은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은 따로 떼어내서 정리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달아난 5명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가 된 상태입니다. 또 몇 년 뒤에.. 이런 비슷한 수사결과가 나올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된 내사를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혹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골프를 즐기는 분들이 계시다면 운동은 그저 운동 수준에서 그치시라고.. 주제 넘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내가 30-40명의 타겟이 된다면, 꿋꿋하게 속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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