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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1번지 이대 거리에 '흉물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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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앞 거리. 

번화가 한복판에 세워진 13층 크기의 패션 쇼핑몰 '예스 에이피엠' 앞 광장에는 몇 달 동안 청소를 하지 않은 듯 군데군데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밤이 되자 건물 1층을 비롯한 일부 사무실에만 불이 켜졌고 다른 층은 컴컴했다.

2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오픈 준비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만 적혀 있다.

인근 상인들은 "두 달 넘게 전기가 끊겼다가 최근에야 부분 개장을 했다."라고 귀띔했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김연정(경영학과 1학년) 씨는 "근방에서 가장 큰 건물인데 어두컴컴해서 주변을 지나갈 때 무섭다. 주위에 쓰레기가 많이 쌓여 보기에도 안좋다."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대학가의 유행 1번지에 자리 잡은 대형 상가가 '흉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은 상인과 소유주 등 구성원 간의 갈등 때문이다.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 쇼핑몰은 지난해 11월 소유주와 상인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 반년 넘게 정상 운행이 중단됐다. 

수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건물을 일괄 매각하려는 일부 소유주들에게 다른 소유주와 입점 상인들이 '장사를 계속해야 한다."라고 반발하면서 파행을 겪은 것이다. 

최근 일부 상인과 소유주들이 건물 관리단을 맡던 '매각파' 소유주들을 쇼핑몰에서 밀어내고 밀린 전기료 일부를 납부해 지상층을 포함한 2개 층에서 영업을 재개했지만, 분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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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회장 김진오(38)씨는 "장사를 그만두라는 주장은 상인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건물의 재산 가치 하락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관리단이 건물에 재진입해 영업을 막으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리단에서 활동하는 소유주 최종수(51) 씨는 "지금처럼 파행 운영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또 장사가 안되면 매달 수천만 원이 넘는 거액의 공과금은 누가 부담하겠느냐."라며 개입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경찰은 양측이 모두 건물에 합법적 권리를 가진 만큼, 협상을 지켜보다 폭력 등 불법 사태가 불거질 때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 쇼핑몰은 2007년 개장 당시 대학가 유행의 중심지로 꼽히는 이대역 상권의 '메카'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고, 건물 앞에는 행인들이 모일 수 있는 중앙 광장까지 세워졌다. 

그러나 관할 구청은 쇼핑몰의 파행 운영과 관련해 구성원 간의 분쟁인 만큼 쉽게 개입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설득과 양보가 잘 안되다 보니 문제가 커졌다.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등에 문의했지만, 전례가 없어 고민 중이다. 양측이 합의할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구는 신촌 지역을 '대학 관광도시'로 육성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이화여대 주변을 의류ㆍ쇼핑의 중심지로 특화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3학년인 엄진씨는 "이대 주변에 옷 가게들이 많은데 굳이 의류 상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참에 문화공연시설을 들여 대학가에 어울리는 새로운 영업 모델을 찾으면 정상화에 도움될 것 같다."라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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