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동부 지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권유린 현장이다.
지난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사건 후 이 지역으로 거점을 옮긴 후투족 반군 단체인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을 상대로 민주콩고와 르완다 연합군이 군사작전에 돌입하면서 민간인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바론자 파스카리네는 성폭행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네 살 난 딸에게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다. 파스카리네는 "아버지가 나를 성폭행한 누군가라고 아이에게 어떻게 얘기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콩고 동부지역에서 무자비한 전쟁을 벌여온 FDLR 반군에 여덟 달 동안 붙잡혀 있었다. 그 사이에 매일 구타는 물론 성폭행당했다. 한 차례 도망을 시도했지만 붙잡히고 말았고 당시 임신 4개월 상태였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9일 민주콩고 동부에서 벌어지는 무력충돌 와중에 늘어나는 성폭행 피해 여성들의 비참한 삶을 전했다.
민주콩고 동부지역에서는 1990년대 말 전쟁이 시작된 이래 500만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만명의 여성이 강간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민주콩고에서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 강제로 임신한 여성들은 어쩔 수 없이 출산을 한다는 것이다. 올해 네 살 난 딸이 있는 성폭행 피해여성 에메란세 느지기레는 "강간으로 임신한 것을 누구도 좋아하지 않지만 낙태는 또다른 범죄"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여성들이 단체로 사는 '그룹 홈'에 거주하는 조셀린 나빈투는 FDLR 반군에게 남편이 살해되고 납치됐다. 그 역시 성폭행으로 임신해 낳은 16개월 된 아들이 있다. 나빈투는 "아들이 그의 출생비밀을 알게 되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을 것이고 자살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호단체의 상담과 지원을 받는 성폭행 피해 여성들은 강제로 임신해 낳은 아이를 자식으로 받아들이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CSM은 "대부분 여성이 결국 아이들을 받아들이지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고 아이들의 출생비밀을 숨긴 채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