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범죄 피의자에게 반드시 '미란다 원칙'을 알리는 것처럼 피해자에게도 각종 권리를 의무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경찰청은 9일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의무적으로 권리를 알릴 수 있도록 진술조서와 함께 권리고지 확인서에도 서명하도록 하는 '피해자 권리고지 제도'를 도입해 내일부터 시범운영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 변호사선임권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은 확실히 지켜왔지만 정작 피해자에게 권리를 알려주는 것은 소홀히 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편의 때문에 피해자의 권리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 제도는 수사기관이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시범운영 경찰관서는 서울 관악서와 서대문서, 보라매병원 원스톱지원센터 등 3곳이며, 대상 범죄는 살인, 강도, 방화, 조직폭력, 성폭력, 교통사고 뺑소니 등이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릴 권리는 ▲수사기관에 피해를 진술하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할 권리 ▲수사 진행사항을 통지받을 권리 ▲경제적 지원을 신청할 권리 ▲상담지원을 신청할 권리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 등 5가지다.
경찰은 이 제도를 두 달 정도 시범운영하고서 법무부나 검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전국의 경찰관서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