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천안함 사태 이후 대단히 민감한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특히 이번에 북한에 대해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3일 워싱턴 D.C.에서 브루킹스연구소 및 한국국국제교류재단 공동 주최로 열린 '제 4차 서울-워싱턴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만약 (천안함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입증될 경우 중국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억제하고 제재하는 데 있어서 건설적이고 협력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하려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도전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북한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전략적 대화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천안함 사건에 북한의 연루가 드러날 경우 2012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이 반대여론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한반도 안보, 정치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재평가를 통한 탄력적인 일정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기조연설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사건 규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중국이 수용한 것과 관련, "중국이 뭔가 이 난국을 풀어보겠다는 생각이 상당히 강한 것 같은데, 이렇게 나가면 나중에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6자회담도 중요하지만 천안함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6자회담으로 간다면 한국은 바보가 되는 것"이라면서 "미국도 상당히 불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면서 이번 방미 기간에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문제를 제대로 마무리한 뒤 6자회담으로 가는 것이 정석"이라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임을 밝혔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 측 참석자들은 4일까지 계속될 이번 행사기간에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국무부의 성 김 특사 및 국방부의 데릭 미첼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천안함 사건에 북한이 관련됐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그 영향은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6자회담이 무기 연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전환도 재검토될 것이며, 아마도 북한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기 위해 (전작권 전환이) 연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 대응과 관련,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뒤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할 경우 북한에 진정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례없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