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침 방송에 "사건취재 파일"이라고, 사건팀 기자들이 취재했던 내용 중에 재밌거나, 인상적이거나, 또 한번 돌이켜보고 싶은 사건을 기자가 직접 출연해 보도하는 코너가 있는데요.
제가 지난 2달간 이 코너에서 보도했던 사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여자 치마를 상습적으로 훔친 60대 할아버지가 붙잡혔습니다.
그것도 치마 주인인 50대 아주머니에게 딱 걸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요즘 돈도 없고 되는일도 없던 차에 "여자 치마를 훔쳐 입으면 일이 잘풀린다"는 점쟁이의 말을 믿고 치마를 훔치기로 합니다.
어느날 새벽에 한 아주머니 집에 들어가 건조대에 널린 치마를 훔치고 이걸 집에서 입어봤는데,
글쎄 허리 사이즈가 안맞는 겁니다.
하는수 없이 할아버지는 이 치마를 들고 다시 그 집으로 가서 치마를 돌려주려고 했는데, 건조대에 다른 치마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그 치마를 집어든 순간, 난데없이 이 집주인 아주머니가 소리를 뛰어나왔고, 할아버지는 꼼짝없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집주인 아주머니는 새벽에 치마 도둑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주머니 얘기는 이렇습니다.
치마를 잃은 이 아주머니는 도둑이 또 올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최근 동네에서 치마가 자주 없어진다는 소문도 들었던 지라, 아예 치마에 저렇게 보이지 않는 색으로 실을 꿰매뒀던 겁니다.
아주머니는 그 치마를 일부러 건조대에 널어놓고 치마에서부터 연결된 실을 손에 감은 채 잠이 들었는데, 할아버지가 거짓말처럼 다시 나타나 그 치마를 건들었고, 치마에 연결된 실이 잡아당겨지자 미신 때문에 치마를 훔친 할아버지나, 그 할아버지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는 아주머니나, 뛰는놈 위에 나는놈이 진짜 있던걸요.
암튼 저 방송이 나가던 날, 저는 평소엔 저렇게 진지한 표정으로(맨 오른쪽) 질문을 하는 앵커들도 늘 진지한 표정으로(맨 왼쪽, 중앙) 아침 방송에 임하지만, 다들 저 사건을 보는 내내 표정은 하하하하 시청자들도 헤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