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개봉해 아바타와 맞붙은 상황 속에서도 6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한 한국영화 '전우치'.
극장 상영을 마치고 3월 18일 위성방송과 케이블, IPTV 등에서 고화질 VOD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다음날부터 인터넷에서 불법복제 동영상이 유포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케이티 IPTV에서 서비스 한 전우치 VOD 동영상을 인터넷에 불법 유출한 겁니다.
최근 영화계는 이른바 VOD 유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컴퓨터에 TV수신카드나 캡처보드를 달고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의 셋톱박스와 연결하면 컴퓨터를 TV 삼아 영화를 볼 수 있는데, 이때 컴퓨터로 녹화해 동영상 파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불법다운로드되는 한국영화의 대부분이 이렇게 유출되고 있습니다.
케이티와 영화 제작사는 추적 프로그램으로 용의자를 찾는 데 성공해 경찰에 신고했고 용의자는 경남 함안의 회사원 29살 김모 씨로 밝혀져 지난 4월 21일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영화가 재미있어 공유하려 했을 뿐 돈을 벌려 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김 씨를 입건했습니다.
영화 '용서는 없다'도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송된 VOD 화면을 누군가 녹화해 인터넷에 유출했는데요.
영화 장면 속 특정 프레임에 VOD를 구매한 가정의 셋톱박스 고유번호를 심어놓는 '핑거프린팅'이라 불리는 추적 프로그램 덕분에 용의자는 쉽게 추적이 가능했고, 경북 상주의 20대 후반 취업준비생으로 밝혀졌습니다.
'주유소 습격사건2'도 VOD 유출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돼 진행되고 있는 등 그동안 쉬쉬하던 영화계가 불법유출에 칼을 빼들었습니다.
이렇게 붙잡힌 유출 피의자들은 보통 가벼운 벌금형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CJ엔터테인먼트측은 경각심 유발 차원에서라도 이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불법복제 방지장치 없이 유통돼온 유료 영화 다운로드 시장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도 나왔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공공 온라인 유통망'이란 새로운 사업을 5월 3일부터 시작하는데요.
유료다운로드를 위해 영화사들과 인터넷 업체들이 모이는 도매 시장 같은 공간으로, 영화사 등 저작권자가 고화질 영화 동영상 파일을 영진위의 공공온라인 유통망 서버에 보관하면 각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곳을 찾아 저작권자와 협의한 뒤 영진위 서버에서 해당 동영상을 그대로 링크해
자기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생기는 거죠.
핵심은 영진위가 영화 동영상 파일을 서버에서 일괄 관리하는데, DRM, DNA, 포렌식 워터마크 등 가장 진보한 불법복제 방지장치를 모두 설치해 유통시킨다는 겁니다.
그동안은 판매 부진을 이유로 인터넷 사업자들이 복제방지장치 없이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해왔고, 이렇게 다운로드된 동영상은 얼마든지 공유사이트로 불법 유출돼왔거든요.
영진위의 김현정 과장은 "불법 다운로드 파일보다 더 좋은 화질의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저작권 센터 등 관련단체와 협력해 유료로 서비스되는 영화 동영상이 불법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불법 유출에 대해 쉬쉬하며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하던 영화계지만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비디오, DVD, VOD 시장 뿐 아니라 극장 수익조차 줄면서 이젠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