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등 왕실 인사의 옷을 맞춤 제작해온 유명 양복점이 고객의 비밀스런 신체 사이즈를 빼돌렸다는 혐의로 소속 디자이너를 상대로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2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런던 새빌 거리에 있는 '이드 앤 라벤스크로프트(Ede & Ravenscroft)' 양복점은 소속 재단사였던 매튜 판스를 상대로 영업 기밀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15만 파운드(약 2억5천600만원)를 보상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 양복점은 판스가 고객의 신체 치수와 연락처 등 비밀 정보를 자신의 이메일로 보내는 방식으로 빼돌려 새빌 거리에 경쟁 양복점을 차리고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판스는 특히 2007~2009년 정장 123벌을 만들 만한 분량의 옷감을 주문했으나 실제로 97벌만 제작해 옷감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양복점은 판스가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처리하는 데 외부 재단사를 끌어들인 뒤 회사돈으로 임금을 지불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판스는 '이드 앤 라벤스크로프트'가 제기한 소장을 받아봤다고 밝혔으나 기소 내용을 강력 부인하며 "법원에서 이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1689년 설립된 '이드 앤 라벤스크로프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 등 저명 인사를 고객으로 둔 고급 양복점이다.
특히 1953년 여왕 대관식과 1969년 왕세자 책봉식에 예복을 제작하면서 유명세를 탔으며, 3건의 왕실 조달 허가증도 보유하고 있다.
판스는 이 양복점에서 4년간 일했으며, 그의 블로그에는 '떠날 때가 됐다'는 이유로 사표를 던질 결심을 내렸다고 적혀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