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사는 리( 黎.32)모씨는 최근 고교 동창 부부로부터 한 통의 휴대전화 문자를 받고 적지않게 당황했다.
이 부부가 성격 차이로 이혼을 결심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혼 연회'를 열기로 했으니 꼭 참석해서 축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 모두 고교 동창으로, 결혼한 지 4년밖에 안 된 이 부부가 이혼했다는 소식도 충격적이었지만 이혼하는 부부가 연회를 연다는 것이 생소했던 리씨는 연회 참석을 놓고 한참을 망설였다.
고민 끝에 이 부부가 함께하는 마지막 자리를 지켜보기로 마음 먹고 이혼 연회에 참석한 리씨는 깜짝 놀랐다.
마치 결혼식 축하연처럼 20여 명의 하객(?)이 식당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던 것.
참석자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어색해하자 이 부부는 "성격이 안 맞아 부부보다는 좋은 친구로 영원히 남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부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 축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이 진정으로 이혼을 반긴다고 생각한 참석자들은 비로소 두 사람의 이혼을 축하해주거나 새로운 삶에 축복이 깃들라는 덕담을 건네기 시작했다.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신세대들 사이에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부부처럼 이혼을 하면서 친지와 친구들을 불러 축하연을 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화상 신보(華商新報)가 23일 보도했다.
선양 톄시(鐵西)구의 한 고급 음식점 주인 자오(趙)씨는 "며칠 전 테이블 6개를 예약하기에 생일 파티를 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혼 연회였다"며 "이혼 연회를 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혼 연회에 참석해봤다는 50대 주부 양(梁)모씨는 "이제 선양에서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며 "과거에는 가족들만 참석, 조촐하게 치렀는데 요즘엔 친지나 친구들 까지 초대해 결혼 축하연처럼 크게 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사회학자 장스닝(張思寧)은 "과거에는 이혼을 큰 불행으로 여기고 갈라선 부부가 서로 원수처럼 대했지만 지금 신세대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혼 연회는 헤어진 뒤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임을 약속하는 일종의 의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이라고 평가했다.
(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