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윷놀이 도박 왜 무시해요?

단속 비웃는 도박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윷놀이 도박판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단속 나오면 후다닥 판을 접을 수 있게 윷도 손가락 한마디 만하고, 윷판도 A4 용지보다 작습니다.

망보는 인간들이 있고, 단속이 있기 몇 십분전에, 이미 단속을 나온다는 걸 눈치채기도 합니다. 짜장면도 시켜먹고, 커피파는 아줌마도 카트 밀고 들어와앉아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야외 하우스>입니다.

전통 민속놀이인 '윷놀이'이다 보니, 노인들은 매우 친숙해하고, 방법도 매우 간단하니, 쉽게 빠져듭니다.

두편으로 갈라서 돈을 걷는데, 주말이면 경찰 단속이 매우 뜸해지고 (거의 없다시피) 마실 나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판돈이 백만원이 넘기도 합니다. 짧게는 5분이면 판이 갈리기 때문에, 단속 안 걸리는 날은 한 장사하는 거죠.

광고
광고 영역

제가 발견한 곳은 종묘공원과 청계천 일대 빈공장이었지만, 여기 뿐만이 아니죠. 비오면 공원 화장실에서까지 판을 벌리는 지독한 사람들입니다.

경찰에 신고를 해봤습니다. 도박판이 벌어지는 대부분의 지역이 종로 5가 지구대 관할인데, 제가 신고한 날은 중부경찰서 관할이었습니다.

맨 처음 종로 5가 지구대에 전화했더니, 112로 하라고 해서 112로 했더니 또 종로5가지구대 연결됐고, 또 관할아니라고 하다가 이번에는 종로지구대에서 출동했습니다. 종로지구대는 도박판 앞까지 와서, 관할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후, 제 휴대폰을 이용해 112로 전화를 해서 호통을 치며, 관할이 충무지구대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더군요.

그러면서 어쩌다보니 기자라고 밝히게 됐고, "판이 얼만데 그러냐",  "판돈이 커야 얘기가 된다", "더 큰 사건을 보도하셔야지" 그러냐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현장을 봤느냐, 현장을 잡아야 한다면서..

저희를 물로 보시나요...이미 현장 며칠째 잡고 있었습니다.

결국 충무지구대가 신고 후 5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순찰차가 두대나 바로 앞에 있는 걸 망보는 사람들이 당연히 도박판 대장한테 보고했겠죠? 이미 판을 접어가고 있었습니다.

판을 접고 나가면서 도박꾼들끼리 수군거리는 소리가 용케 제 휴대폰에 캐치가 됐습니다.

저를 여경으로 알더군요. 사복입은 여경.

"어디관할이지? 종로인가? 중부입니다. 가시나(여경)가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알았는지 00한테 물어보라 그래라."

이런 내용입니다.

광고
광고 영역

이미 도박판에 있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지구대 경찰과 수시로 연락해, 단속 동향을 파악한다고 얘기를 들었던터라 무슨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

혜화경찰서에는 대대적으로 도박 단속을 시작했더군요. 도박단들은 그 내용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경찰 실명까지 알았지만, 우선 보도에서는 실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울청 감찰계장이라는 분이 전화가 왔는데 전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더 큰 걸 보도하셔야지...라는 말과 바로 도박판 앞에서 관할 구역 아니라고 다른 경찰 부르는 거나, 윷놀이 도박 무시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질적인 겁니다.

(취재후기가 늦었습니다...천안함 희생자 고 남기훈 상사께서 시신으로 발견된 날이라, 경황이 없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