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은 9.11테러 당일 아프가니스탄의 은신처에서 위성TV를 통해 테러 순간을 시청하려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6일 그의 전 경호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빈 라덴의 경호원으로 일했던 나세르 알 바리(37)는 빈 라덴이 폭발 장면을 보기 위해 칸다하르의 은신처에 위성 접시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지형이 울퉁불퉁하고 산이 많아 전파가 잡히지 않는 바람에 비행기들이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빈 라덴은 당시 미디어 담당 하산 알-바흐룰에게 "우리가 오늘 뉴스를 시청할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알 바리는 또한 빈 라덴이 살아있으며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빈 라덴이 죽었다면 내부적 이유로 당장 발표하지는 않더라도 지하드(성전) 조직과 인터넷을 통해 결국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빈 라덴은 와지리스탄에서 부족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족의) 충성심은 거의 종교적이다. 빈 라덴은 20년 전 그 부족을 위해 도로와 주택을 건설했다"라고 설명했다. 빈 라덴은 경호원으로서 알 바리를 신임했으며 자신이 서구인들에게 잡히게 되면 자신을 사살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는 "나는 감옥에 가느니 머리에 총알 두발을 맞는 것이 더 좋다. 나는 순교자로 죽고 싶지만 감옥에서는 아니다"라고 알 바리에게 말했다.
알 바리는 처음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빈 라덴과 9.11테러범들을 연관짓도록 도와준 사람이다. 그는 주동자인 모하메드 아타를 파키스탄의 한 안전가옥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는 그곳에서 "플레이 스테이션으로 비행기를 날리는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들은 알 바리가 최근 프랑스 기자 조르주 말브뤼노와 공동으로 펴낸 저서 '빈 라덴의 그림자'에 실렸다.
알 카에다에 의해 나이로비와 케냐의 다르 에스 살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후 알 바리는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혼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책에서 빈 라덴이 검은색 종마에 집착했으며 길을 가다가 검은 종마를 보면 사려고 했다고 전했다. 빈 라덴은 또한 꿀을 좋아해서 꿀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하곤 했다.
한 프랑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알 바리는 9.11테러는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의 경호원으로 3년간 일한 뒤 예멘에서 체포됐으며 9.11테러 당시 수감 중이었다.
그는 "지하드는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책의 판촉을 위해 프랑스로 입국하려 했으나 입국이 불허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