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선·후배, 동기간 우애가 좋았던 천안함 승조원들.
그렇기에 하나 둘 동료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될 때마다 생존장병의 마음도 찢어졌다.
16일 김현용 중사의 아버지 석규씨는 "아내가 어제(15일) 현용이와 통화했는데 온종일 TV를 보면서 동료들과 같이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며 "아들이 많이 힘들어해 자주 연락하기도 조심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중사는 무릎과 등뼈 치료를 위해 경기도 평택2함대사령부 내 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씨는 "하루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분향소가 마련되면 몸 상태가 양호한 (생존)장병끼리 조문을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연규 하사는 인양작업이 본격화된 최근 며칠간 입술이 다 틀 정도로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이 하사 아버지는 "어제 저녁 아들하고 잠깐 통화했는데 `TV 보고 있는데 착잡하다'며 우울하길래 '나도 마찬가지다. 너희 마음이나 내 마음이나 다 똑같다'고 위로해줬지만 영 힘이 없더라"고 전했다.
사고로 다리를 다친 이 하사는 평택2함대에 머물면서 일주일에 2번씩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
이씨는 "연규가 지금도 자다가 악몽을 꿔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며 "어제 뉴스를 보고 더 괴로워하는 것 같아 '속으로 삭히지 말라'고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전승석 하사 역시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료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허탈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전 하사는 15일 미니홈피에 "하루하루가 쓸쓸하다. 항상 같이 울고 웃고 했는데..지금은 잘 때마다 목소리가 들린다. 영원히 간직할게"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12일 생일을 맞은 허향기 하사는 생일잔치도 미루고 마음을 졸이며 동료들의 구조소식을 기다렸지만 희망은 절망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은 "생일인데 우짜누..", "생일인데 하필 사고 때문에 힘들겠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공창표 하사는 동료들의 비보를 듣고 몸 상태가 다시 악화될 정도로 심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 하사의 한 친구는 "몸도 안 좋은데 순직한 동료들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며 "너보다 더 멋지게 가신 자랑스러운 분들"이라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했다.
서보성 하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TV를 통해 인양 작업 등을 처음부터 지켜봤다"며 "자꾸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
서 하사의 미니홈피에는 "천안함..좋은 추억의 향기만 남기자"라는 글이 남겨져 있다.
천안함에서 복무하다가 지난달 2일 전역한 박모 씨는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동료를 먼저 보낸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듯 "나 혼자만..살아서 정말 미안하다"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평택=연합뉴스)